[조지 윈스턴] '아리랑 선율에 푹 빠졌어요'

기사입력 2000년 02월 24일 14시 30분



누가 갖다붙였는지 `대머리 아저씨'라는 별명이 제격이다.

한국별명을 또박또박 발음하며 사람좋은 웃음을 짓는 모습이 그의 피아노 선율만큼이나 맑고 투명하다.

지난 96년, 98년에 이어 3번째로 내한공연을 갖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51).

이름만큼이나 늘 그를 따라다니는 말은 뉴에이지@재즈 뮤지션이다.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재즈는 이미 떠나왔습니다. 뉴에이지요? 글쎄, 저는 민속음악에 더 관심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특정 장르에 그를 묶어 두는 건 무리다. 이미 클래식으로 출발해서 재즈, R&B, 블루스, 록까지 거쳐봤다.

"저는 평범한 걸 싫어합니다. 화가들이 나름대로 느낀 감정을 화폭에 표현하듯 나는 나만의 독자적인 색깔이 있을 뿐이죠."

지난해 발매된 앨범 `대평원'(Plains)에 담은 우리민요 `아리랑'이 힌트다. 그는 한국 친구가 전화를 통해 들려준 `아리랑'의 선율에 매료돼 전국방방곡곡 17개의 아리랑을 다 들어보고 자신만의 방식과 느낌으로 편곡@연주했다. 첫 앨범 `12월'(82년) 이후 집착해온 `자연'과 `사계'라는 주제가 이제 자신이 만난 풍경들과 특정 지역의 자연에 대한 관심으로 뻗어온 것이다. `대평원'은 어린시절을 보냈던 미국 몬타나의 신비롭고 광활한 초원의 이미지를 그렸고, 지금 그를 사로잡고 있는 건 하와이 민속음악이다.

"한국은 내 연주에 깊은 영감을 주곤 합니다. 앞으로 하와이, 일본 오키나와, 한국 등 민속음악을 연구하며 제 음악세계의 깊이를 더하고 싶습니다."

조지 윈스턴은 25일 오후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공연을 가진 후 전주(27일), 목포(28일), 안동(29일), 대전(3월3일), 포항(5일), 울산(7일), 대구(8일), 부산(9일) 등 전국순회공연을 가진다. (02)548-4468.

[이형석 기자 evol9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