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루이 9단 첫 여성국수 이어 올 5관왕 예상
기사입력 2000년 02월 23일 14시 15분
"한국에서 바둑두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하던 `세계 여류최강' 루이 나이웨이 9단(37)이 `반상 혁명'으로 세계 바둑계를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루이 9단은 지난 21일 세계 도전기사상 첫 성대결로 열린 제43기 국수전에서 `바둑 황제' 조훈현 9단(47)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종합 2승1패로 우승, 바둑사에 신기원을 이룩했다.
세계 프로기전 여성 첫 우승, 국내 사상 최초의 외국인 우승자, 남녀 통합 국수 등극에 11년만의 비4인방 우승 등 각종 기록을 쏟아냈다.
이제 바둑팬들의 관심은 과연 루이 돌풍이 어디까지 불것인가에 쏠린다.
루이 9단은 3,4월중 치르는 박카스배 천원전 본선, LG정유배 프로기전 16강, KBS 바둑왕전 8강 등 올해 안으로 15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타이틀전에 도전한다.
루이 9단은 흥창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2월 18일)와 국수전으로 올들어 벌써 2관왕을 차지한 만큼앞으로 2∼3개는 더 우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국수전 결승국에서 조훈현의 실리 바둑을 부순 눈부신 전투력은 당분간 누구도 대적하기 어려운 탓이다.
같은 중국인인 남편 강주주 9단과 10년간의 `바둑 집시'생활을 끝내고 지난해 3월 내한했을때 많은 프로 기사들은 루 9단을 심상치 않게 봤다.
아니나 다를까, 루 9단은 여류 국수전 우승에 남녀 통틀어 승률 1위(33승 6패,84.6%)를 차지하며 일대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다.
새 천년 들어서는 1월 4일 세계 1위 이창호 9단을 국수전 도전국에서 격파하며 2000년의 기수로 떠올랐다.
평론가 이광구씨는 "루이의 우승으로 신진그룹이 대분발, 바둑계가 모처럼 활력을 되찾게 됐다"면서 "그녀의 바둑에 대한 열정, 학구력은 누구도 따라가지 못해 새로운 4인방을 차지할게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수인 기자 victori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