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컨디션 요즘만 같아라'
기사입력 2000년 02월 21일 11시 44분
주니치가 이종범(30)을 둘러싸고 두가지 고민에 휩싸였다.
코칭스태프는 기용법, 구단측은 돈 문제(인센티브)를 걱정한다.
이종범은 오키나와의 스프링캠프서 입단 이래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코칭스태프, 야구전문가들 모두 일치된 견해다. 프리배팅때는 커브 머신과 좌,우 배팅볼 투수의 공을 가리지 않고 쭉쭉 뻗어나가는 직선 타구가 부쩍 늘어났다.
이렇다보니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클 수 밖에. 1군에서 안쓸수도 없는 노릇이만 지금 상태로는 세워둘 만한 자리가 마땅치 않다.
이종범보다 지난해 성적이 월등이 좋았던 고메스(푸에르토리코)와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의 주전이었던 딩고(닐슨의 등록명) 중 누구를 뺄 수 있을까. 둘 다 연봉이 이종범의 세배 가량인 2억엔(약 22억원) 정도다.
1군에 등록될 수 있는 투수와 야수의 엔트리는 각각 두명씩. 이쯤되자 이종범을 일단 투수로 등록시켜 야수로 기용하는 편법을 쓸 가능성마저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종범이 투수로 등록돼 경기도중 고메스, 딩고중 한명과 교체되면 일단 규정상 한타자 이상을 상대해야 하는게 문제. 지난해 히로시마도 이같은 편법을 써 한동안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개막 엔트리에 빠질 경우 자존심을 고려해 2군에 내려보내지 않고 `대기자'로 1군과 똑같은 스케줄로 움직이게 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되고 있다.
구단에서는 성적에 따른 보너스인 인센티브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종범이 시범경기서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준 뒤에도 1군에 기용되지 못할때가 걱정 거리다. 2군 인센티브는 전례가 없지만 불가피하게 웨스턴리그(2군 경기)에 참가했을때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해줘야 한다. 매정하게 등을 돌리기도 힘든 입장. 한편 이종범은 지난해 타율, 출루율, 홈런, 도루 등 네가지 부문을 기준으로 최다 9000만엔(약 9억9000만원)의 인센티브 계약을 했었다.
[오키나와＝양정석 특파원 js2000＠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