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극일카드는 '커브'… 각도큰 유인구 무장
기사입력 2000년 02월 17일 11시 47분
뚝 떨어지는 변화구로 일본 야구의 콧대를 꺾는다.
요미우리 정민철(28)이 일본 정복의 길라잡이로 커브를 선택했다. 한국에서도 즐겨 던졌지만 좀 더 위협적인 구질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조언자는 주니치에서 은퇴한 `국보급 투수' 선동열. 일본에 건너오기 전 `해법'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정민철은 15일 선동열의 말을 빌어 "어설픈 변화구는 안된다. 각이 큰 유인구를 던질 수 있어야 일본 교타자들의 벽을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의 스트라이크존이 한국보다 좌우의 폭이 좁은 대신 상하의 폭이 넓어 커브, 포크볼 등이 제격이다. 선동열도 손가락이 짧아 포크볼을 던지는데 무리가 따르자 지난 97년과 98년에는 커브를 집중적으로 연마해 톡톡히 재미를 봤었다.
따라서 정민철은 자신의 장기인 커브를 좀 더 세밀하게 가다듬어 폼의 노출을 피하고 낙차폭을 크게 하는데 심혈을 기울일 작정이다.
나름대로의 피칭 원칙도 정했다. 첫째, 볼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서도 절대 컨트롤이 쉬운 직구로 손쉽게 볼카운트를 잡으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유인구로 승부한다. 둘째, 변화구를 던질때는 땅바닥에 꽂힐 정도로 볼회전에 신경을 쓴다.
정민철은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의 훈련 9일째인 15일 하프피칭에서 처음으로 체인지업을 던지며 변화구 점검을 했다. 18일에는 주무기가 될 커브와 포크볼을 테스트해볼 생각.
오는 19일부터 포수를 앉혀둔 상태에서 전력 피칭에 들어가는 정민철은 "일본 타자들의 타격이 정교한 이유는 투수들이 변화구를 잘 던지기 때문"이라며 "신무기를 개발하는 것 보다는 기존의 구종을 좀더 완벽하게 가다듬어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나고야＝양정석 특파원 js2000＠nuri.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