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64년전통 일본은, 초창기부터 술 허용
기사입력 2000년 02월 16일 23시 15분
일본에서는 야구가 건전한 가족 놀이로 정착된지 오래다.
한국보다 나이가 세배 이상 많은 64년의 전통. 초창기부터 국민스포츠로 각광을 받았고 이제는 야구없인 못사는 나라가 됐다.
경기장 분위기는 작은 사회를 옮겨놓은듯 올망졸망 흥미롭다. 가족들의 소풍 장소이기도 하고 때로는 연인들의 더없이 좋은 테이트 코스다. 그만큼 경기장 시절이 잘 갖춰져 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잇따라 돔구장이 건립되면서 안방처럼 아늑한 보금자리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 88년 가장 먼저 생긴 도쿄돔을 시작으로 나고야돔, 후쿠오카돔 등 모두 4개. 내년에는 `설국' 삿포로에도 돔이 생겨 열도 전역에 걸쳐 전천후 시대가 개막된다.
일본 야구장에서 술이 허용된것은 초창기부터다. 현 요미우리의 나가시마 감독과 다이에의 왕정치 감독 등 60년대 스타들은 홈런왕 등 상을 받았을때 부상으로 오사케(일본 술)을 한말씩 받아가기도 했다.
요즘에도 야외, 돔 가리지 않고 경기내내 술판이 벌어진다. 그렇다고 질서를 흐뜨러트리는 `난동꾼'은 찾아보기 힘들다.
요미우리 홈구장인 도쿄돔에서는 아예 젊은 아가씨들이 생맥주통을 등에 짊어지고 관중석 곳곳을 누빈다. 주니치 연고의 나고야돔에서는 젊은이들이 캔맥주를 갖고 다니며 종이컵에 따라준다. 이런 저런 먹거리 매장이 있는 돔 구장의 통로에는 위스키, 칵테일, 포도주 등을 진열해 놓은 `스탠드 바'도 있다.
성숙한 시민정신만 뒷받침되면 즐길만큼 즐길수 있는 곳이 일본의 야구장이다.
[나고야＝양정석 특파원 js2000＠nuri.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