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삼성 힘겨운 1승… '잠실지신' 화풀렸나
기사입력 2000년 02월 13일 13시 14분
모든 프로 농구단들이 욕심을 낸다는 서울 연고.
하지만 삼성 썬더스만은 구미가 당기질 않는단다. 서울 경기장인 잠실실내체육관에만 들어서면 괜히 오금이 저리기 때문.
삼성의 `잠실괴담'은 원년부터 비롯된다. 당시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을 중립경기장으로 사용했던 원년시즌서 삼성의 서울경기 전적은 2승7패. 6승15패의 정규시즌 승률(0.286)에도 못미친다.
잠실실내체육관으로 서울 경기장을 옮긴 97∼98시즌서 삼성은 악몽을 떨쳐버리는 듯 했다. 5승6패. 당시 정규시즌 전적이 17승28패였던 것에 비해 무척 높은 승률.
그러나 98∼99시즌부터 다시 꼬이기 시작했다. 프로농구가 출범한 뒤 처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잠실경기 성적은 2승7패로 여전히 바닥이었다. 징크스는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졌고 플레이오프 전적서도 1승3패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올시즌도 마찬가지. 삼성은 지난 5일 동양전까지 올시즌 6차례 잠실경기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잠실이 주무대가 될 플레이오프가 불과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삼성측도 "더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것도 당연했다.
삼성 선수단은 신세기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11일 잠실을 찾았다. 지방원정에서 코트 적응을 위해 미리 몸을 풀지만 잠실을 사전답사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이날 경기장 정문에 소금을 뿌렸다는 소문까지 들리지만 삼성측은 극구 부인했다.
지극정성 덕택일까. 12일 신세기전서 삼성은 114대88로 대승을 거뒀다. 전반에 일찌감치 대세가 갈렸지만 삼성은 후반에도 주전멤버를 풀가동하며 잠실 6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삼성이 남겨둔 정규시즌 잠실경기는 두차례. `잠실 지신'은 과연 노여움을 푸셨을까.
[류성옥 기자 watchdo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