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에이전트 제도정비 절실
기사입력 2000년 02월 11일 13시 18분
"우리의 계약은 유효하다. 진실은 곧 드러나게 될 것이다."
동국대 투수 서승화(20)의 미국 진출을 둘러싸고 분쟁중인 양쪽 에이전트는 똑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들 각각의 주장엔 교집합을 찾아볼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서승화의 아버지 서승선씨, J&J엔터테인먼트(대표이사 김 준), 전영재씨 등 3명의 이해당사자중 누군가는 분명 말바꾸기를 하고 있으며, `허점 투성이' 계약을 했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97년 이후 지난 3년간 해외에 진출한 아마선수들은 모두 14명에 이른다. 한국도 유망주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몸이 단 메이저리그 구단의 타깃이 된 지 오래다.
해외진출 선수들이 늘어나자 구단과의 중개역할을 하는 에이전트에 대한 야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당연한 일. 박찬호(LA 다저스)와 새로 계약한 스콧 보라스, 조진호 송승준(이상 보스턴) 정 석(LA 다저스)을 거느린 스티브 김은 이미 익숙해진 이름이다.
앞으로 에이전트의 역할은 더욱 중요시될 전망이지만 서승화의 경우와 같은 분쟁이 계속된다면 올바른 제도의 정착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현재 국내 프로선수들의 에이전트 고용을 금지하고 있는 상태.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선수와 이를 중개하는 에이전트간의 `투명'한 계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
[한준규 기자 manbo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