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거인 왕국 '3kg짜리 신발' 유행
기사입력 2000년 02월 10일 13시 56분
전지훈련차 가고시마에 와 있는 롯데 선수들은 요즘 희한한 신발을 신고 다닌다. 밑창이 제법 두툼하고 무척 투박해 보이는 까만 색깔의 신발이다.
어찌 보면 잘 나가는 신세대들이 `타고 다니며' 한동안 유행시켰던 그 무지막지한 신발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비오는 날 신으면 딱 좋을 것 같기도 한 그런 신발이다. 게다가 무게가 3㎏이나 된다고 하니 도대체가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다.
이름하여 `스태미나 다이어트 신발'. 얼마전 부산의 (주)참기획에서 개발해 특허출원한 특수화라고 한다.
김명성감독이 우연히 참기획 이성호회장(48)으로부터 한 켤레 얻어 신어본 뒤 "선수들에게 신기면 좋을 것 같다"며 지원을 요청했고, 이회장이 흔쾌히 50켤레를 내놓은 것이다. 한 켤레 12만원이나 한다고 하니 자그마치 600만원 어치다.
김감독은 마침 일본 전지훈련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나눠주며 워밍업 때 신을 것을 주문했다. 30분 정도 신고 다니면 체내 열량이 300Kcal나 소비된다니 분명 대수롭잖게 봐 넘길 놈은 아닌 듯하다.
이 신발의 등장으로 롯데 선수단에서 모래주머니가 완전히 사라졌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조경환 등 몇몇 선수들이 훈련효과를 높이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었는데 더 이상 불편하게시리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효과 좀 본 때문일까. 며칠째 스태미나 다이어트 신발을 신고 뛰어본 선수들은 한결같이 `심'을 본듯한 표정들이다.
[가고시마(일본)＝최재성 기자 kkachi＠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