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찬호] (16)내게 힘이 되어준 사람들
기사입력 2000년 02월 03일 11시 33분
내게 큰 힘이 되어준 사람들중에 피터 오말리 전 다저스 구단주를 빼놓을 수 없다.
오말리씨는 원래 한국을 포함해 동양 야구에 큰 관심을 가진 분으로 야구 불모지인 중국에 야구장을 건설하기도 한 분이다.
그분의 야구에 대한 정열과 찬호 사랑은 일개 대학 선수를 스카웃하려고 구단주가 직접 한국을 방문하고, 나와 함께 몇차례나 찬호의 마이너리그 경기를 직접 관전한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오말리 구단주는 찬호를 아들 이상으로 아꼈고, 내게도 모든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무척 신사지만 나와는 팩스로 농담을 주고 받는 유머와 우정도 보여준 분이며 구단을 매각하기전까지 이틀에 한번꼴로 팩스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한번은 호주의 프로 골퍼중 피터 오말리라는 똑같은 이름의 선수가 있어서 출장간 오말리씨에게 전날 골프대회 성적을 복사한 뒤 `일하러 출장간다더니 골프만 치느냐'고 팩스를 보냈더니 두고 두고 그 이야기를 하며 웃기도 했다.
그분과는 구단주와 에이전트가 아닌 친구이자 인생 선후배로 좋은 조언도 많이 들었으며 내가 힘들어할때 용기를 불어넣어주신 분으로 요즘도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낸다.
찬호의 미국행을 처음에는 가장 반대하셨던 한양대 야구부의 이종락 부장님에게도 꼭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이부장님은 처음에 내가 찬호의 미국행을 부탁하러 갔을 때는 아주 강경하게 반대를 하셨고, 찬호는 가만히 있는데 내가 바람을 넣는다며 사기꾼아니냐고 호통을 치시기도 했다.
만약 내가 비지니스를 위해 찬호를 미국에 보내려고 했었다면 그때 그만두었을테지만 나는 꼭 찬호의 꿈을 이뤄주고 싶었다.
군대 문제, 학교팀내 비중, 메이저리그에서 성공 불투명 등을 이유로 반대를 거듭하시던 이부장님은 내가 굽히지 않고 4∼5번씩 계속 찾아가자 조금 수그러드시더니 결국은 허락을 하셨다.
93년 12월31일 공항에 나오신 이부장님은 내 손을 꼭 잡으시며 몸집이 작아도 누구에게도 져본 일이 없는데 내게는 졌다며 찬호가 미국에서 꼭 성공하도록 잘 돌봐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이부장님은 내가 출장을 나가도 꼭 내게 식사를 사주시고, 찬호가 귀국때는 작은 일들까지 일일히 신경을 써주시는 정말 고마운 분이시다.
찬호가 미국에 오는데는 당시 LA상공회의소 이사분들도 큰 몫을 했다.
93년 9월에 세계한인상공회의소 총회가 서울에서 있었는데 그때 이사분들이 오말리 구단주와 함께 당시 김형우 내무부장관님과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게됐다.
이사님들은 찬호가 LA뿐 아니라 미국의 교민들에게 꼭 필요한 선수임을 강조하며 부탁을 드렸고, 김장관님은 모든 것이 합법적으로 잘 진행되도록 돕겠다고 다짐을 하셨다.
특히 전 LA평통회장이시자 당시 이영송이사께서 앞장서서 도움을 주셨다.
그외에도 LA 한인회와 LA 한양대 동창회, LA 타운번영회등 10여개의 교민 단체들이 찬호의 다저스 입단을 원한다는 탄원서를 제출하며 도움을 주셨다.
그밖에도 당시 문체부의 박태권차관님과 홍인길 청와대수석비서관님도 찬호의 미국행을 격려하시며 많은 도움을 주신분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