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음란게임 가위질 통해 버젓이 유통
기사입력 2000년 01월 20일 14시 32분
게임의 세계에서도 `섹스'는 무시못할 소재거리다.
찾는 이도 많고 시장점유율도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장르인 성인 게임시장을 살펴보고 앞으로 다가올 `성인을 위한 게임 시장'을 예측해보자.
성을 주제로 한 게임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노골적인 섹스를 주제로 한 대표적인 게임은 흔히 `미소녀 게임'으로 통하는 일본의 성인용 연애 시뮬레이션들이다. 게임의 주체로 예쁜 소녀들을 내세워 풀어나가는 게임이다.
일본의 경우 미소녀 게임은 90년대부터 게임의 한 장르로 자리잡았고 폭넓은 인기와 함께 캐릭터를 이용한 파생 상품 시장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미소녀 게임의 효시는 80년대 중반 일본 코니미사의 `토키메키 메모리얼'이란 게임이다.
이후 쏟아져 나온 미소녀 게임 중엔 국내에도 잘 알려진 `동급생', `하원기가의 일족', `애자매', `아유미짱 이야기', `노노무라 병원' 등이 있다. 이들 게임들은 모두 음성적으로 국내에 폭넓게 퍼져나가기까지 했다.
95년 나온 `동급생 2'의 내용을 보면 이렇다.
겨울방학 2주 동안 당신은 동급생과 여자 선후배 등 15명의 미소녀를 만나게 되는데 이들과 교제를 하면서….
한마디로 정상적인 상황 설정은 아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연애 시뮬레이션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얼마나 유명했던지 동급생은 국내에 정식으로 유통되기까지 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가위질을 통해 이 게임이 미성년자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둔갑돼 출시됐었다는 점.
미소녀 게임의 성인적 요소는 사실 이런 스토리가 아니다. 전적으로 `야한 그림'이 주다. 실사가 아닌 애니메이션으로 `야한 장면'을 묘사한다. 이런 그래픽만 모아 인터넷 등에 공개하는 일도 흔하다.
실사를 이용한 대화형 어드벤처 게임도 성인용 게임의 한 장르를 꿰차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많이 제작되며 현재 국내에도 적은 양이나마 정식으로 수입, 유통되고 있다.
실제 배우를 등장시켜 컴퓨터 그래픽으로 합성, 게임이 진행되는 방식이다. 대부분 포르노 배우를 내세워 제작된다. 당연히 제작도 포르노 비디오 제작사가 맡는다.
어드벤쳐 장르는 제작이 비교적 간단하다. 스토리가 전개돼 나가면서 플레이어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는데 그 대답에 따라 게임 내용이 변화되는 것. 정답이 나오면 등장인물이 `원하는 포즈'를 취하는 식이다.
최근 주목을 받는 성인용 게임 장르는 사이버 캐릭터를 이용한 가상 섹스 분야다.
미국 성인용 게임 중 가장 잘 알려진 `버추얼 발레리'는 에로틱한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물리적 섹스가 아니라 가상의 컴퓨터화된 섹스가 주된 내용이다.
이런 새로운 분야의 등장은 이후 성인 게임물이 첨단화를 거쳐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닌 가상 체험까지 끌어내리란 추측을 가능케 한다.
▲국내의 성인 게임시장 전망.
현재 영상물등급심위위원회가 맡고 있는 성인 게임물 심의 방침은 노골적인 섹스와 폭력을 담은 게임에 대해 등급보류 판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성인 게임시장 형성은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심의위원회측의 심사가 많이 완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폭력성의 경우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을 받고 `원본 그대로' 출시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근래 출시된 `퀘이크 3', `하프라이프 어포징 포스', `드라칸' 등의 게임이 18세 이용가로 등급 판정을 받은 것.
유통사측에서도 18세 이하를 위해 게임을 수정하지 않고 성인용으로 출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 국내 제작사측에서도 `성인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전용 게임 제작을 검토하고 있는 업체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지나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성인 게임물에 대한 시장 개방과 심의 완화는 성인의 즐길 권리 확보 차원에서 이뤄져야할 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임태주 기자 sparkl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