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수도권 외곽 설경 명소 '소요산'
기사입력 2000년 01월 18일 13시 52분
도심에 내리는 눈은 이내 사라지는게 요즘 날씨다.
2시간 남짓 수도권 외곽으로 빠지면 한발 걸을 때마다 뽀드득하는 눈밟기를 즐길 수 있는 괜찮은 겨울산이 많다.
그중에서 경기도 동두천시에 있는 소요산(587@)은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사계절 자연의 멋을 지닌 곳이다. 더구나 지난 13일에는 모처럼 눈까지 내려 소요산 중턱 이상은 온통 흰색이다.
소요산은 6개 봉우리가 울타리를 치듯 서 있는데 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나한대∼의상대∼공주봉∼일주문 종주가 주코스(4시간 소요).
하지만 관리사무소측은 그리 험하지 않으면서도 겨울산행을 즐길 수 있는 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선녀탕∼자재암의 2시간짜리 코스가 제격이라고 추천한다.
주차장에서 일주문에 들어서면 왼편에 약수물이 있다. 물통에 담아 산행때 마시면 맛이 일품이다. 백운암 원효폭포는 한겨울이지만 시원하게 물을 뿜고 있어 연인끼리의 산책코스로 그만이다. 자재암까지는 잘닦인 길 덕에 부담없이 오를 수 있지만 하백운대의 가파른 코스에 접어들면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하백운대 중턱쯤부터는 쌓인 눈 때문에 `크램펀'(아이젠)은 필수. 어렵사리 오르는 산행 도중 옆봉우리를 흘낏흘낏 쳐다보면 웅장한 설경에 후들거리는 다리도 금세 풀리는 듯하다.
하백운대에서 중백운대로 가는 길은 탄탄대로. 중백운대 정상에는 옥로봉, 관음봉, 이필봉 등 눈에 쌓인 기묘한 봉우리와 곳곳에 핀 설화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중백운대∼상백운대 중간쯤 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길은 깜박하면 지나치기 일쑤다. 이정표가 오래돼 글자가 지워진데다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잘 드러나 보이지 않기 때문.
특히 인근 신북온천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겨울에는 코스를 잘아는 사람과 함께 가는 게 안전하다.
선녀탕으로 내려오는 길은 `눈썰매장'이다. 두꺼운 마대자루 하나를 깔고 내려오는 기분은 바로 `동심의 세계'다.
스산한 겨울의 선녀탕은 볼품없이 물만 졸졸 흐르고 있다. 나뭇잎만 무성하게 주변에 널려 있다. 선녀탕 계곡을 조금 내려오면 다시 자재암.
여기서 2시간의 꿈같은 산행은 끝난다.
관리사무소 (0351)860-2065
[동두천＝이기철 기자 leekee＠sportschosun.com]
▲교통＝서울 수유리 번동사거리에서 출발하는 36, 39번 일반버스나 136, 139번 좌석버스, 상봉동 종합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직행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열차편은 의정부까지 전철을 이용한 뒤 매시간 20분에 떠나는 의정부∼소요산역 (30분 소요) 경원선 열차를 타면 된다.
승용차로는 서울에서 연천방면으로 가는 3번국도를 따라오다 동두천시를 지나면 바로다. 소요산 주차장 요금은 하루 소형이 1000원, 승합차가 2000원이다.
▲온천＝소요산 등반뒤 승용차로 연천쪽으로 3번국도를 타다 포천@신북방면 344번 지방도로로 우회전해 4.5㎞ 정도(15분 소요)가면 중탄산나트륨천인 신북온천(0357-535-6700)이 나타난다. 약알카리성으로 미끈미끈거리는 수질 때문에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수용인원은 600여명이고 찜질방 형태의 토굴방도 운영, 등산을 한 뒤 찾는 손님도 꽤 많다. 주말엔 2000∼2500명이 몰린다.
▲먹거리＝소요산 관광지 안에는 산채정식, 도토리묵 등을 맛볼 수 있는 계림식당, 옥류식당 등 10여군데가 영업중이다. 소요산 초입에 있던 눈썰매장이 올해는 개장을 안해 주변 음식점들은 썰렁한 편. 주차장 바로 옆 신흥 숯불갈비, 4000원이면 부담없이 한끼를 때울 수 있는 푸짐한 한우 우거지갈비탕을 파는 팔복가든(0351-865-3804)정도가 들러 볼만한 곳. 동두천 시내에 있는 송월관(0351-865-2428)은 이름난 떡갈비집. 1대에 1만2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