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반도체-전자등 라이벌전…야구판 판도 변화 예고
기사입력 2000년 01월 07일 03시 27분
원년멤버 삼성이 터잡고 있던 프로야구판.
LG가 90년, 현대가 96년에 발을 담근데 이어 재계순위 4위의 뉴리더 SK가 뛰어든다.
재계 4강의 총집합은 2000년대 프로야구판의 새로운 변모를 점치게 한다.
얼키설키 꼬이는 라이벌 구도, 덩달아 뜨거워질 투자경쟁, 전력의 재편 등이 두루 흥미롭다.
▲`꼬고 또 꼬일' 라이벌전.
그동안 전자라이벌, 반도체라이벌, 건설라이벌 등 그룹간의 보일듯 말듯한 감정싸움은 경기의 잔재미를 보태주면서 프로야구의 외형적 성장을 부추겨왔다.
21세기 프론티어를 뽐내는 정보통신계의 거인기업 SK의 등장으로 이제 정유라이벌, 통신라이벌 등 새 함수가 추가됐고 야구판의 경쟁구도는 한층 복잡하고 흥미진진해졌다.
▲인기회복의 호재, 투자경쟁.
4대재벌의 키재기는 각 구단간 투자경쟁으로 이어져 프로야구 붐업에 큰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팬서비스 경쟁, 홍보 경쟁, 스타키우기 경쟁 등 특히 장외싸움이 분주할 전망.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강한 구단이 들어오는 것은 분명 `판키우기'에 플러스다.
96년 이후 3년 내리 관중감소의 충격을 겪은뒤 이제 막 인기회복에 나선 프로야구가 때마침 만난 돌파구.
▲전통의 삼성과 떠오르는 SK의 자리싸움.
SK가 수원을 노리고 뛰어든 점도 재미있는 변수다.
현대의 연고지를 밀고 들어오지만, 한바탕 맞대결은 삼성과 벌인다.
삼성은 이 지역에 넓게 자리잡은 계열사를 배경으로 `수원은 삼성땅'의 이미지를 탄탄하게 박아온 터.
특히 블루윙스(축구)와 썬더스(농구)의 연고지를 잇달아 수원에 심고, 시민들의 응원을 독차지했었다.
그러나 SK 역시 창업주의 고향 수원과 연고가 끈끈하다.
입주 계열사 규모도 만만찮지만 시립도서관을 지어주는 등의 `애정표현' 실적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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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기업 인수 특수, 성적 점프.
앞선 두차례 재벌기업의 야구단 인수→재창단은 어김없이 성적 점프로 이어졌다.
MBC가 LG에 매각됐던 90년, 쌍둥이 군단은 단박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았고 단골 꼴찌팀 인천구단은 96년 현대로 옷을 갈아입은뒤 첫해 준우승, 3년만에 우승했다.
팀역사 10년동안 96년과 97년의 포스트시즌 진출 정도가 내세울 성적의 전부인 쌍방울이 또 한차례 `산타클로스 효과'를 볼지 관심거리.
IMF시대 보통사람들의 위로가 됐던 돌격대가 뉴밀레니엄 초우량기업의 `부티'나는 새옷으로 갈아입고 새천년 야구판의 당당한 실세로 떠오를 참이다.
[이승민 기자 cjminni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