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연봉협상 '뜨거운 감자'
기사입력 2000년 01월 03일 15시 53분
잠잠하던 삼성의 연봉 협상테이블이 새해 벽두부터 술렁거린다.
좀처럼 해법을 찾기 힘든 이승엽과의 연봉협상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가급적 오는 15일 연봉조정신청 마감일까지 매듭짓는다는 계획이지만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난감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연봉조정신청을 하지 않더라도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을 떠나는 오는 31일 이전까지 끝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계획이 뜻대로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구단이나 이승엽 모두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가운데 흘러나오는 말들을 종합하면 서로의 편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구단은 이승엽이 지난해 1억1000만원(보너스 1000만원 별도)을 받은 억대선수였던 만큼 100% 인상액을 기준으로 협상을 벌일 태세다. 생각해서 웃돈을 얹어준다고 해도 2억5000만원을 넘기지 않을 것 같다.
반면 이승엽은 "아직까지 얼마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면서도 "프로야구 최고연봉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연봉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시즌 최고액은 프로축구 황선홍의 2억5000만원이지만 출전수당 등 각종 인센티브를 셈하면 3억원은 족히 된다는 것이 정설.
하지만 이마저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눈치다.
이승엽은 일본의 마쓰자카(세이부)를 예로 들며 연봉을 일정한 틀에 맞춰 책정하기 보다는 특별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해야된다는 논리다.
고졸신인인 마쓰자카는 올시즌 16승(5패)으로 퍼시픽리그 다승왕에 올라 최근 1300만엔에서 5700만엔이 뛴 7000만엔(약 7억7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올해 1군 등록일수가 150일을 넘을 경우엔 5000만엔의 보너스를 받을 예정이어서 실질 연봉은 1억2000만엔에 이를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마쓰자카와 같은 파격적인 인상은 어렵지만 일정 부문 `마쓰자카식' 연봉산정법이 적용되야한다는 것이 이승엽의 생각이고 보면 남은 27일간의 시간이 짧게만 느껴진다.
[권정식 기자 jskwon＠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