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운드 서면 펜티엄으로 변하는 386세대
기사입력 2000년 01월 02일 14시 22분
사회적 격변기와 경제적 부흥기를 동시에 향유하며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은 현재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든든한 기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프로야구에서는 어떨까?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프로야구의 386들은 `퇴물' 신세다. 그러나 모든 386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아직도 짱짱한 체력과 노련미로 자신의 영역을 확실히 지켜나가고 있는 꿋꿋한 축들도 있다.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투수중에서 여전히 막강한 카리스마를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386세대는 국내 최고의 왼손 마무리 한화 구대성(31)이다.
96년 이후 성적은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아직도 시속 150㎞를 오가는 강속구로 상대를 압도한다.
진필중, 임창용 등 영파워의 거센 도전에도 자기만의 불가침 영역을 지키고 있다.
올시즌이 끝나 해외진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되면 외국팀의 스카우트 표적 1호가 될 것이 분명하다.
LG 김용수는 올해로 불혹의 나이인 40세가 됐다.
힘은 떨어졌지만 번개같은 수읽기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프로야구 사상 유일하게 `통산 100승-200세이브'를 한꺼번에 달성한 그는 지난해 9승15패 26세이브에 탈삼진 48개를 기록했다.
국내 최고 언더핸드 투수인 삼성 이강철(35)도 막강 `386'.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99년을 완전히 쉬었지만 삼성이 총 8억원을 주고 데려갈 만큼 여전히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삼성 마운드의 운명은 이강철의 재기 여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에서 두산으로 옮긴 `싸움닭' 조계현(36) 역시 기대되는 `386'이다.
현란한 8색 변화구로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그는 98, 99년 2년간 삼성에서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었으나 두산으로 옮긴 뒤 재기를 꿈꾸고 있다.
[송철웅 기자 simb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