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삼성구단의 잔디사랑
기사입력 1999년 05월 19일 01시 17분
삼성 축구단의 `잔디사랑'이 지극정성이다.
대우와의 조별리그 결승 1차전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11시쯤부터 수원지역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라운드 잔디가 걱정이 된 삼성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기상청으로 전화 다이얼을 돌렸다.
기상청의 대답은 19일 오전까지 비가 내리고 예상 강우량은 50㎜ 정도라는 것.
경기를 연기시킬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삼성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잔디보호 대책을 논의했다.
지난 96년 창단후 수원 홈경기때마다 운이 좋게도 비가 내리지 않아 특별히 준비해놓은 방안도 없는 터.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 중 잔디를 비닐로 덮어놓자는 안이 채택됐다.
어떻게 보면 황당한 일인지 몰라도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도 없는 일.
곧바로 수원 종합운동장 관리사무소와 협의에 들어가 삼성구단이 비닐을 사고 관리소에선 인력을 지원하기로 결정, 오후 1시부터 20여명이 작업에 들어가 4시쯤 수원 종합운동장을 하얀 비닐로 덮었다.
삼성 안기헌부단장은 "무대가 좋아야 배우들이 열연을 할것 아닙니까. 아무리 연기력이 좋은 배우라도 엉성한 무대에선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기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일부구단이 잔디관리에 소홀,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나는 그라운드에도 아랑곳 하지않는 것과 대조를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 수원＝송진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