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앞치마 두른 '코트의 황태자'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14시 35분
`앞치마 두른 코트의 황태자.'
프로농구 대우 제우스 우지원（26）은 요즘 하루 세번 요리사로 변신한다.
공익근무요원으로 용인 백암면에서 군복무중인 우지원은 요즘 석주일 정재헌 등 팀동료들과 근무지 근처의 대우 연수원내 숙소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끼니를 모두 숙소에서 해결해야 되는 처지지만 비시즌이라 식당 아주머니가 없어 우지원이 직접 밥도 짓고 반찬도 준비하고 있는 것.
우지원의 요리솜씨는 연세대 시절부터 정평이 났다.
당시 연희동 숙소에서도 늘 라면 쫄면 등 야식은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오성식 문경은 등 선배들은 출출할때면 우지원부터 찾았다고.
우지원이 가장 자신하는 음식은 김치찌개와 미역국.
처음에는 질거나 설익어 애를 먹이던 밥짓기도 `땅짚고 헤엄치기'다.
알맞게 물의 양을 조절하고 뜸도 잘 들여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제대로 된 밥 한공기를 내놓는다.
그의 메뉴는 동서양을 넘나든다.
달걀을 풀어 시원하게 끓이는 계란탕에서 피망 고기 케찹 등으로 만든 소스를 얹은 스파게티까지.
`군복만 입고 있으면 늘 배가 고프다'는 말처럼 밥상 물리기가 무섭게 허기를 느끼는 동료들은 그가 차린 음식을 `게눈 감추듯' 한다.
밥상 차리기가 때론 힘들기도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며 보람도 느낀다.
은퇴후 식당차릴 것을 권유받은 우지원은 아예 이름까지 미리 받았다.
자신의 성을 따서 만든 `우가（家）네'란다.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