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억지 캐릭터 연기 설익은 '토마토'
기사입력 1999년 05월 02일 14시 57분
착한 여자 김희선은 지진아같고, 악한 여자 김지영은 사이코같다.
SBS TV 드라마 `토마토'에 출연중인 두 여주인공의 캐릭터와 연기가 짜증스럽다.
`한이' 역의 김희선은 `인기와 연기는 상관없다'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김희선은 제화회사에 비정규사원으로 입사, 꿈을 펼치려 하지만 고교동창 김지영의 방해로 늘 곤경에 빠진다. 김희선은 너무 착해서 착한 미소만 남발한다.
그런데 연기가 문제다. 착한 여자의 연기를 한다는게 미숙아에 지진아같은 모습만 보여준다. IQ 60 정도 밖에 안돼보인다.
순진성을 과장하려 한 탓인지 아이같은 억양과 발음으로 일관한다. `했습니다'를 `했습니더' 식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베이비 토크'다.
`세라' 역의 김지영은 어떤가. 제화회사 사장 딸이고, 그 회사의 디자인부장이다. 유학까지 다녀왔다.
그런데도 게임의 상대도 안되는 김희선을 병적으로 괴롭힌다. 고교시절부터 김희선을 경쟁상대로 삼고 미워한 모양인데,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하다. 역시 미숙아다.
`세라'는 타인과 환한 웃음을 나누다 혼자 있을 때는 사이코드라마의 주인공같은 표정으로 돌변한다.
이런 여러 이유로 두 여주인공의 과장된 연기와 캐릭터는 비논리적이다. 이런 마당이니, 드라마의 전체적인 얼개도 비론리적일 수 밖에 없다. 기적이 아니면 불가능할 것같은 우연성의 남발 따위는 열거하기도 피곤하다.
이 드라마는 이희명 작가, 장기홍 PD, 김희선 등 지난해 이맘 때 방영했던 `미스터 Q'의 3주역이 다시 뭉쳤대서 방영전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미스터 Q'는 허영만씨의 만화가 원작이었고, 실제 만화적 재미를 선물하면서 성공했다.
그러나 `토마토'는 오로지 만화같기만 하다. 인물도 스토리도 만화다. 그 만화는 유치하고 억지스러워서 성인용이 아닌 것 같다.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