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로데오 거리' 어디가 진짜인가
기사입력 1999년 04월 30일 14시 13분
`옷가게가 10개 이상 모여 있으면 로데오거리?'
`로데오거리'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로데오거리는 미국 LA의 부촌 베버리힐스의 세계적인 패션거리 `로데오 드라이브'를 본뜬 이름.
현재 로데오 거리가 있는 곳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을 비롯 송파구 문정동, 양천구 목동, 부천 원미구 상1동, 경기 시흥 정왕동 등.
특히 서울의 3대 로데오 거리는 서로 비슷한 시기에 `축제'를 여는 등 기싸움이 치열하다.
목동이 지난달 24일 `로데오 축제'를 열자 `로데오 거리'원조임을 자부하는 압구정동은 지난달 28일부터, 신흥 명문 `로데오 거리'임을 내세우는 문정동은 1일부터 각 5일까지 일제히 로데오 거리 축제를 열고 있다.
이처럼 로데오거리와 축제붐이 일고 있는 것은 국내 원조 압구정동의 명성이 퇴색됐기 때문.
수입및 국내 유명 디자이너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있는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앞이 수년전부터 `로데오 거리'라는 별칭을 얻으면서 96년에는 정식으로 `패션의 거리'로 지정됐다.
초일류 패션1번가로 명성을 구가했던 압구정동이 97년을 전후해 과소비의 온상으로 지탄을 받으면서 실용적이고 건전한 패션문화의 거리로 바뀌자 문정동, 목동의 패션거리들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선 것.
100여개의 유명 상표 의류 할인매장이 밀집돼 있는 문정동 사거리의 상인들은 1∼2년전부터 이곳 거리를 `로데오 거리'로 소문내면서 제2의 로데오거리로 자리잡았다.
압구정동과 달리 값싼 할인매장이 밀집된 탓에 일본, 홍콩, 대만 쇼핑객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신흥 `로데오 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편 양천구는 목동 로데오거리를 공휴일과 주말마다 `차없는 거리'로 지정해 `로데오 거리'로 적극 육성키로 했다.
97년 말 지방 `로데오 거리'시대를 연 부천 원미구 상1동 `로데오 거리'는 작년 중단한 로데오 축제를 올해부터 다시 열기로 하는등 명성쌓기 시동을 걸었다.
이에 수십개의 할인 매장이 밀집돼 있는 인근 시흥시 정왕동도 올해부터 `로데오 거리' 플래카드를 내걸고 `로데오 거리' 경쟁에 뛰어드는 등 로데오거리가 지방까지 확산되고 있다.
[김순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