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스케치] 거인군단 '대도 면허증' 발급
기사입력 1999년 02월 22일 14시 35분
`전격전.'
롯데가 일본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서 내건 대표적인 테마중 하나다.
상대수비진을 어지럽게 휘젓는 `기동력 야구'로 숙원인 부산야구의 중흥을 이끌어내겠다는 것.
김명성 감독은 지난 21일 훈련을 마치고 도루능력이 뛰어난 김대익 공필성 김민재 김응국을 따로 불러 `푸른 신호등' 사인을 내줬다.
이들에겐 올시즌 언제든 덕아웃의 지시가 없더라도 재량껏 도루를 시도해도 좋다는 일종의 `대도（大盜） 면허증'을 발급한 셈.
전훈중 선수단은 수시로 실제를 가정한 모의상황을 만들어 상대투수의 모션을 빼앗는 방법이나, 포수의 송구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기술 등 `훔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연마하고 있다.
공격적인 팀컬러를 갖추고 파이팅 넘치는 야구를 펼치기 위해서는 역시 `스피드'가 최고라는 결론에 따른 것.
롯데는 작년 팀도루가 76개로 8개구단중 7위였지만 본바탕은 기동력의 팀.
준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95년 무려 220차례나 상대팀의 베이스를 훔쳐 아직도 깨지지 않는 시즌 최다도루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김응국을 1번에 전진배치한 것도 2번을 맡을 김대익과 함께 처음부터 상대 내야진을 뒤흔들어 놓으라는 것.
이밖에도 김명성 감독은 적극적인 `히트 앤드 런'도 언급하고 있다.
병살을 피하기 위한 소극적인 용도에서 벗어나 상대의 허를 찌르고 경기의 흐름을 한꺼번에 바꿔놓을 공세적인 전법으로 `치고 달리기'를 사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덕분에 일본 야구장의 검은 화산재흙위에서 달리고 슬라이딩하느라 거인군단의 유니폼은 성할 날이 없다.
[가고시마＝이백일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