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연희동서 금괴발굴 '대소동'
기사입력 1999년 01월 21일 15시 11분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살고 있는 서울 연희동이 이번에는 금괴 매장설로 들썩이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 떠도는 소문은 해방 직후 일본군이 도주하면서 상당량의 금괴를 매장했다는 설과 퇴역한 장모 대령(98년 사망)이 지난 69년 목욕탕을 지으면서 금괴를 묻었다는 설이 그것이다.
소문의 진원지는 전 전대통령의 집에서 200m쯤 떨어진 대로변에 있는 이모씨(연희2동) 소유의 3층짜리 건물 앞 공터.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이 건물의 공터에서는 행인들이 보지 못하게끔 천막으로 가려진 채 굴착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지하 20여m 지점까지 파 내려간 상태.
"조금만 더 파면 실체가 보일 겁니다. 매장량은 가늠할 수 없지만 금붙이가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곳에서 노다지를 캐고 있는 신창수씨(60．속기개발원 원장)는 머잖아 금괴를 캐 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신씨가 채금을 하게 된 근거는 `기'(氣).
5년전 우연히 `기'를 받았다는 그는 지난해 6월 항공지도를 분석하던 중 여기에서 엄청난 양의 기를 느꼈다고 한다.
같은 물질끼리 만나면 반응을 하는 `동기감응기'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마침 이 땅이 관공서 허가없이도 채금을 할 수 있는 사유지여서 기초조사를 마친 뒤 곧바로 임대계약을 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부자가 되기 위해 이 작업을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제자들에게 `기'의 실체를 입증해주기 위해서죠."
지금까지 임대료 1천만원을 비롯해 공사비 등 모두 1억여원이 들었지만 아직까지 금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금이 발견된다면 그 금은 일본군이 묻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대령의 금괴설은 매장시기가 30년밖에 안돼 현실성이 없기 때문이다.
연희동에서만 8대째 살면서 장대령이 목욕탕을 지을 때 일을 했다는 박희선씨(53)는 "지난 66년 구획정리를 하기 전까지 그 자리는 논이었다"면서 "당시 그 근처에 송신소가 있어 벼락을 방지하기 위해 매장한 구리가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