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야구를살리자] (1) 화끈한 승부 펼치기
기사입력 1999년 01월 03일 14시 30분
흔들리는 프로야구를 바로 세우자.
'99 기묘년엔 함성이 넘치는 야구장, 풋풋한 동료애가 묻어나는 그라운드, 짜릿한 승부가 연출되는 흥분의 도가니를 만들자.
`위기뒤에 찬스'라는 야구속설을 현실로 나타내자.
본지는 신년벽두에 `프로야구 살리기' 캠페인을 펼친데 이어 곧바로 `신바람 프로야구' 시리즈를 게재, 야구 활성화에 앞장선다.
①화끈한 승부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선 제작자와 감독 배우의 3위일체가 돼야 한다.
그러나 제 아무리 제작자가 돈을 쏟아붓고 명장이 메가폰을 잡는다 해도 배우의 열연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국 평균이하의 영화가 되고 만다.
야구장의 주인공은 구단도 아니고, 감독도 아닌 바로 선수들이다.
위기의 야구, 등돌린 관중을 다시 끌어 모으는 일은 일차적으로 선수들의 몫이다.
선수들은 곧잘 말한다.
`그라운드 상태가 형편없어 허슬플레이를 할 수 없다', `미국 일본에 비해 연봉수준이 턱없이 낮아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구단이 선수를 부하직원쯤으로 생각한다' 등등.
하지만 푸념만 늘어놓기엔 여유가 없다.
느릿느릿한 공수교대와 불필요한 견제구 남발, 전력을 다하지 않는 베이스러닝과 한숨 나오는 외야수비로는 위기의 야구를 살려낼 수 없다.
메이저리그 경기가 안방 깊숙이 침투되면서 야구팬들의 눈높이도 한차원 올라갔다.
그들의 `베스트 정신'을 직접 확인한 팬들로선 1루까지 대충 뛰는 타자, 외야수의 어정쩡한 홈송구를 보면서 짜증을 내기에 이르렀다.
선수들이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의식변화가 필수적이다.
프로선수는 상품이다.
팬들에게 최상의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이 선수들 모두에게 `철학'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 다음 뒤따라야할 부분은 경기력 향상.
화끈한 승부를 펼치려면 선수들의 기량이 받쳐줘야 한다.
요즘 선수들은 예전에 비해 체격은 좋아졌지만 근력과 기교는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다.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우고, 강도높은 훈련으로 기술을 가다듬어 관중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
감독들도 박진감있는 승부를 위한 도우미가 될 필요가 있다.
무분별한 어필과 고교야구같은 보내기번트나 잦은 작전지시 등은 머리를 식히러 온 관중들에게 오히려 스트레스를 안기는 꼴이다.
`야구장의 주인'은 선수들이고 그들의 프로정신에서 화끈한 승부가 시작되는 것이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