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스타] '우리는 소호족'
기사입력 1998년 04월 28일 14시 51분
"우린 소호(SOHO)족이에요."
이종원, 고소영, 김원희, 이혜영, 유태웅, 이종수….
내로라하는 신세대 스타들이 IMF 한파를 맞아 집을 사무실 삼아 일하는 소호족으로 등록하고 `자린고비' 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올 오피스텔 4층의 10평짜리 단칸방.
이들은 이곳에서 게임도 하고, 라면도 먹고, 잠도 잔다.
`별들의 모임터'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옹색한 공간이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는다.
이곳은 이들이 소속된 연예인 매니지먼트 회사 `뻐꾸기 형제들'의 사무실이기 때문이다.
김성훈 사장(32)이 지난해말 3천만원에 전세낸 이 집은 김사장의 살림집이자 직원 14명과 소속 연예인 8명에게 24시간 개방돼 있는 회사 사무실.
"사무실 운영비를 줄여 직원 월급과 연예인 활동비에 보태자는데 의견일치를 봤습니다."
사무기기는 컴퓨터 1대뿐. 연예인들의 스케줄표를 작성하기 위해 들여놨지만 주로 컴퓨터 게임하는 데 사용된다.
회의용 탁자나 의자도 따로 없다.
눈에 띄는 건 이불 5채 정도. `뻐꾸기 형제-자매'들이 아무때나 날아와 잠을 잘 수 있도록 준비해둔 `휴식의 덮개'다.
20인용 전기밥솥과 가스렌지는 이들의 `밥줄'과 `반찬줄'.
요리는 이혜영씨의 매니저 신승표씨(28)가 도맡다시피한다.
연예인들은 `식자재 납품'을 책임진다.
고소영, 김원희, 이혜영 등 여자 연예인들은 김치와 밑반찬을 도맡아 싸오고 이종원 등 남자연예인들은 쌀을 한가마니씩 사와 살림에 보태고 있다.
김사장은 "구두쇠 작전으로 온가족이 함께 탈 수 있는 `밴'을 하나 장만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란다가 옥상과 연결돼 있어 전망도 좋고 시원합니다. 여름이 되면 옥상에 텐트를 치고 별과 달을 안주삼아 술 마시고 노래할 거에요."
뻐꾸기 형제-자매들의 올 여름 `희망사항'이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