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빨간머리 앤-맥 라이언 금발도 좋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10일 14시 23분
젊은이들 사이에 머리염색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TV 브라운관에서 출발, 멋쟁이들 사이에 조금씩 번지기 시작한 염색문화가 봄바람이 불면서 바짝 달아오르고 있다.
종전에야 표가 날까말까할 정도의 짙은 갈색톤으로 살짝 바꾸는 게 고작이었지만 지금은 `빨간머리 앤'이나 여우 멕 라이언 같은 금발도 어렵잖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서울의 명동이나 신촌, 대학로, 이대앞, 돈암동 등 젊은이들이 몰리는 곳에서는 순수한 `까만머리'를 찾기가 오히려 힘들 지경이다.
무엇보다 그 화려한 색상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암갈색이나 포도색으로 가볍게 색깔을 바꾸는 `내숭형'은 명함도 못내민다.
송두리째 빨갛게 또는 노랗게 물들이는 `화끈형'이 있는가 하면 정수리에서부터 층을 지워 무지개를 새겨넣는 `환상형'도 있다.
또 군데군데 오렌지색이나 초록색을 흩뿌리듯 물을 들인 `개성파', 폭이 1㎝ 정도 되도록 몇 가닥만 강조해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매력파'도 많다.
이제 누가 연예인이고, 누가 옆집 쌀가게 박씨 딸인지 구분하기도 힘들어졌다.
물론 멋내기 염색에는 남녀구분이 없다.
보통 염색 한번 하는데 드는 비용은 1만5천∼2만원선.
전체적으로 물을 들이느라 염모제가 많이 들면 그 만큼 비싸진다.
염모제에 산화제를 섞어 색상을 내는데 그 혼합비율에 따라 얼마든지 명도조절이 가능하다.
이대앞 염색전문 미용실 이진헤어모션의 정혜정씨（29）는 "많을 때는 염색 손님이 하루에도 10여명에 이른다"면서 "앞으로는 파마나 컷으로 형태를 변형시키기 보다는 색깔로 개성을 살리는 시대가 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