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 세월이 소녀를 여인으로 만들었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17일 15시 48분
소피 마르소는 얼굴과 몸매만 예쁜 여배우가 아니다. 자유로운 사고로 빚어내는 `천의 얼굴'과 여기에 걸맞은 지성미가 소피 마르소라는 이름을 여배우의 대명사로 일컫게 한다.
모든 것을 갖춘 흔치 않은 여배우, 소피 마르소가 또한번 국내 팬들을 향해 유혹의 손짓을 보낸다.
`파이어라이트'(Firelight).
벽난로의 불빛을 뜻하는 제명의 이 영화에서 소피 마르소는 특유의 청순미에 정열적인 관능미까지 얹어 발산한다.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한 돈 때문에 대를 이을 자식을 얻으려는 영국인 지주 찰스(스티븐 딜레인)와 비밀스런 3일밤을 보내는 엘리자베스라는 여인이 소피 마르소의 역할.
처음에는 굴욕적으로 느꼈던 찰스와의 정사가 이틀 후에는 격정적인 사랑으로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는 소피 마르소.
그러나 계약은 3일뿐. 찰스를 향한 사랑에 괴로워하면서 소피 마르소는 약속대로 건강한 딸을 낳는다. 물론 아이는 곧장 찰스에게로 보내진다.
소피 마르소의 진가는 이때부터 발휘된다. 매년 딸의 생일카드를 쓰던 소피 마르소는 7년후, 수소문끝에 찰스의 집을 찾아 들어간다.
7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찰스와의 사랑을 다시 불태우는 소피 마르소의 정염은 이제까지 봐왔던 어떤 장면보다도 관능적이다.
아름다운 가슴을 드러내는 소피 마르소의 노출연기는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며 자랑스럽게 얘기하는가 하면 95년 칸영화제에는 `주목할만한 부문'에 단편영화를 출품하기도 했던 여배우. 꼭 필요한 노출연기를 죽어라 못하겠다고 고집하는 국내의 몇몇 여배우들과 비교하면 `멋있는 배우'라는 걸 또한번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파이어라이트'를 보면 소피 마르소가 보이고, 소피 마르소를 보면 `재미있는 영화'가 보인다. (21일 단성사 명보극장)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