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vs현대] 감정싸움 불붙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06일 15시 40분
현대와 삼성, 두 재벌간의 감정싸움이 또다시 불붙었다.
그동안 재계 라이벌로 불꽃튀는 대결을 벌였던 두 팀이 코치 이적동의서를 놓고 물밑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
문제의 발단은 작년 11월 선수시절 포함, 9년간 삼성에서 몸을 담은 김용철 타격코치가 돌연 팀을 이탈한뒤 현대와 계약하면서부터.
서정환 감독출범후 김코치가 포함된 새 코칭스태프 명단을 발표하고 의욕적인 출발을 보이던 삼성으로선 뒤통수를 얻어맞은 격이 됐다.
김코치의 팀 이탈소식을 접한 삼성 김종만단장은 즉시 현대 김용휘단장에게 "공작을 그만두라"며 경고성 전화를 걸었고 김용휘단장은 "우리가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분을 삭이지 못한 삼성이 내민 카드는 `이적 동의서 불가' 방침.
이사회의 합의에 의해 `전 소속구단의 동의서가 없으면 1년간 KBO에 코치등록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무기로 들고 나온 것.
따라서 김용철코치는 등록마감일인 오는 2월28일까지 삼성으로부터 `괘씸죄'를 사면받지 않는 한 내년 시즌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됐다.
공들여 영입한 코치가 막상 실전에 투입하지 못하게 될 상황에 처한 현대로선 삼성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형편.
"결국 원만히 처리되지 않겠느냐"며 칼자루를 쥔 삼성을 자극하지 않기위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현대는 작년 최악의 전력에도 불구, 유독 삼성에는 강해 가장 높은 팀간승률（10승1무7패）을 기록할 정도로 강한 라이벌 의식을 붙태웠다.
시즌후 삼성이 해태에서 4억원에 조계현을 사들이자 현대는 재빨리 박경완을 9억원에 쌍방울로부터 영입하며 맞불을 놓았다.
두 재벌들의 운명적인 경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흥미롭다.
[김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