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직장내 선후배사이 IMF에 '서먹'
기사입력 1998년 01월 31일 14시 30분
끌어주고 밀어주던 직장내 선후배 사이가 IMF 한파로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정리해고 바람이 불면서 새내기 사원들에게 업무 요령을 가르치는 다정한 선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대신 살벌한 정글의 법칙만 난무해 직장분위기를 삭막하게 하고 있다.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다 지난해말 모통신업체에 입사한 이모씨（32）는 손에 익지 않은 낯선 일로 주눅이 들어 있지만 어느 선배도 신경을 써주지 않아 고충을 겪고 있다.
선배들이 후배를 도와줘야할 대상이 아닌 경쟁상대로 인식하면서 직장생활의 노하우를 감춰두기만 할 뿐 풀어놓는데는 인색하다는 것이 이씨의 생각이다.
일부 새내기 사원들은 이에 따라 사내 선배의 호의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연줄이 있는 다른 회사의 선배들에게 업무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한다.
모항공사 경리담당 최모씨（31）는 입사초기였던 지난해말 어려운 용어로 가득한 자금시장의 흐름을 쫓지 못해 고민했으나 도와주는 선배가 없어 증권회사에서 일하는 같은 학과 출신 학교 선배와 `핫라인'을 가동해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