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정집 카페-식당 '개업인기'
기사입력 1998년 01월 19일 15시 22분
주택의 일부를 개조, 카페나 음식점을 차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IMF한파로 문을 닫는 카페나 음식점이 늘고 있으나 자신의 집을 개조해 업소를 차릴 경우 임대료 부담이 없어 그런대로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가야병원 맞은편 이면도로변의 카페 `갤러리'는 2층집을 개조, 1층에 카페를 차려 대학에 다니는 맏딸이 운영하고 가족들은 2층에서 거주하고 있다.
거실과 방2칸, 부엌, 화장실 등 가정집의 구조를 그대로 둔 채 거실에는 테이블 3세트, 방에는 각 1세트씩을 들여놓았다.
가정집이 손님 5팀을 받을 수 있는 어엿한 카페가 된 것이다.
벽에 회칠을 하고 영업에 필요한 집기와 재료를 구입하는데 든 비용은 모두 2천여만원. 투자비가 일반 카페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이 업소 주인 최연아씨（22．동국대 정외과 3년）는 "졸업후 진로문제로 고민하는 것보다 일찌감치 내 사업을 하는게 나을 것 같아 부모를 졸라 카페를 차렸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축협중앙회 개량사업본부 젖소개량부 직원들은 점심시간마다 식당 대신 정문 옆에 있는 가정집에서 밥을 먹는다.
이곳에서 근무하다 명예퇴직한 부부가 점심시간에 가정식 백반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젖소개량부 검정과 장수미씨는 "밥값이 3천500원으로 구내식당보다 비싸지만 국, 찌개, 반찬 3∼4가지 등을 정성스럽게 차려내 많은 직원들이 이곳을 이용한다"며 "낮12시부터 1시 사이에는 거실과 방이 직원들로 꽉 들어찬다"고 말했다.
경기도 청계산 주위에는 최근 건강보리밥집 10여곳이 생겨나 성업중이다.
일반 농가들이 집의 일부를 개조, 건강보리밥집을 차린 것이다.
고향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함과 소박한 밥맛이 일품이어서 이용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창업컨설턴트들은 IMF 시대에 1억원에 육박하는 돈을 투자해 업소를 차리는 것은 위험한 일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각오로 1천만∼2천만원을 들여 집을 개조해 차리는 것은 안전하다고 추천한다.
한국사업연구소 나대석 소장은 "보증금과 임대료 부담이 없는데다 가족들이 직접 나서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고 출퇴근을 안해도 돼 시간적으로도 유리하다"며 "그러나 주택의 용도변경을 하지 않고 영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