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누가 뭐래도 4번은 내것'
기사입력 1998년 01월 15일 15시 28분
"딴건 몰라도 한가지만은 확실해요."
현대 김재박감독은 올시즌 예상 타순을 묻자 이렇게 말문을 연다.
외국인 선수 스콧 쿨바를 필두로 박경완, 이명수 등이 새로 영입돼 타선이 몰라보게 강해진 탓에 오히려 고민이 많아졌지만 단 한자리 4번타자만은 벌써 정했단다.
현대 타선의 `무게 중심' 박재홍(25)이다.
박재홍은 데뷔 첫해인 96년 3번에서 `30－30(홈런－도루)' 신화를 창조했고, 지난해에도 쭉 3번을 치다가 8월 이후 김경기 이숭용 등이 부상에 시달리면서 4번으로 나섰다.
김감독은 "재홍이는 파워는 말할 것도 없고 맞히는 능력도 천재적이어서 3, 4번 어디에 갖다 놔도 된다. 하지만 좋은 타자들이 많이 가세한 올해는 4번에 고정 배치해 무게를 잡아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원당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팀 훈련에서 박재홍은 이런 김감독의 신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내야 크기의 실내훈련장 사방 벽에 대형 그물을 쳐놓고 하는 타격훈련 때 박재홍이 타석에 서면 소리부터 달라진다.
귀를 찢을 듯 `꽝, 꽝' 울리는 굉음과 함께 그물에 꽂히는 공은 시선이 쫓아갈 수가 없을만큼 빠르다.
보통 방망이로 한동안 치고 나면 이번엔 두배 가까이 무거운 연습용 압축 방망이로 배팅볼을 때려내는데 스윙 스피드가 거의 변함이 없다.
`8개구단 최강의 4번.'
일찌감치 박재홍을 앉혀 놓고 느긋해 하는 김재박감독의 복안이다.
[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