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올 연봉삭감 감수 내년엔 웃겠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13일 17시 26분
`연봉 테이블은 엄동설한, 훈련장은 한여름.'
현대에는 올해 유례 없는 연봉 한파가 몰아닥쳤다.
13일 현재 재계약을 마친 주전들 중 최창호 단 한명만 소폭 인상됐을 뿐 나머지는 하나같이 찬바람을 맞았다.
`있는 집'에서 풍족한 대우만 받아오던 현대 선수들.
충격이 두배로 클법도 한데 웬일인지 훈련 열기는 예년에 없이 뜨거워진게 신기하다.
현대 최재필 매니저는 지난 12일 팀훈련 장소인 경기도 원당구장 기숙사에 방을 마련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선수들이 너도나도 출퇴근이 번거로우니 숙소에서 먹고 자겠다며 방을 배정해 달라고 나섰기 때문.
이날 숙소 입소를 신청한 선수는 박재홍 이숭용 조웅천 등 7명.
특히 결혼한 지 1년이 조금 넘어 아직 신혼인 조웅천은 "혹시 집에서 설움 받고 사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듣고 한참을 웃었다.
나머지 선수들 역시 훈련 태도가 여간 진지한 게 아니다.
온풍기를 틀어 훈훈한 실내훈련장에서 타자들은 시즌때와 똑같이 배팅볼을 치고 웨이트트레이닝장은 조별로 나눠 드나드는 선수들로 쉴새 없이 북적인다.
훈련 태도가 전에 없이 진지해진 것에 대해 구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깎을 때는 여지 없지만 반대로 성적만 내면 충분히 보상한다는 우리팀의 특징을 선수들도 이제는 충분히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