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 '아빠 아빠 오,불쌍한 우리아빠' 출간
기사입력 1997년 06월 30일 15시 02분
소설가 성석제씨가 신작 단편 소설들을 모은 소설집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를 민음사에서 펴냈다.
표제작을 비롯, `조동관 약전(略傳)' `경두' `고수' 등 모두 아홉편의 작품을 담은 이 소설집 역시 성씨 특유의 유머와 기지로 가득 넘쳐 흐른다.
지방 소읍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삼류 깡패, 변두리 기원의 몰락한 내기 바둑꾼, 오토바이 배달을 하다 부상을 한 폭주족 소년 등을 내세운 성씨의 소설들은 주인공부터가 일탈적이다.
그 희화화된 주인공들의 인생유전과 행태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그의 소설을 "아주 재미있게 만든 TV `베스트셀러 극장'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심지어 어떤 대목에 이르러서는 클라이맥스에 오른 코미디같은 `큭큭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통속'은 제목대로 통속한 얘기를 다루고 있다.
옛애인을 우연히 만나 여관의 밀실로 들어가고, 중국에서 정력제를 몰래 들여오고, 룸살롱에서 사랑을 고백하고, 새파란 사무실 부하 여직원을 어쩌지 못해 안달하고….
이런 주간지 기사같은 통속스런 얘기를 작가는 고급스런 세태소설로 써낸다.
그러나 정말 흥미로운 것은 그런 사람들의 얘기들을 짐짓 능청맞게, 모른척 하면서, 가볍게 건드리는 변사의 말솜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