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불청객 4선] 잠수 방뇨 헌팅 난폭
기사입력 1997년 06월 29일 14시 04분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찾아든 불볕더위로 한동안 잠잠하던 수영장에 인파가 몰리면서 `민폐족（民弊族）'들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은 정작 물놀이보다는 엉뚱한 목적으로 수영장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수영장측에서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잠수족'들.
이들은 주변에 젊은 여성만 출현하면 곧바로 잠수, 1차 여성의 몸매를 감상하고 2차로 물위로 떠오르면서 `은근 슬쩍' 상대방과 신체접촉을 즐기는 부류를 말한다.
서울 올림픽실내수영장의 지도주임 이월영씨（39）는 "요즘들어 잠수족들이 제철을 만난 것 같다"며 "잠수족으로부터 기분나쁜 경험을 한 여성고객들의 항의가 하루 평균 2∼3차례는 접수된다"고 말했다.
화장실가기 귀찮아 물속에서 `실례'를 해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방뇨족'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구체적인 물증이 없어 이들을 적발하기는 힘들지만, 방뇨여부는 감지할 수 있다고.
이들은 물속에서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벽을 잡고 있거나 한동안 움직임이 없는 것이 특징으로, 언제 마지막으로 화장실에 다녀왔는지 등을 역으로 추정하면 방뇨족인지를 알 수 있다는 것.
디스코텍처럼 물좋다는 수영장만 골라다니는 `헌팅족'도 민폐족대열에서 빠지면 섭섭하다.
이들은 실내수영장보다 주로 고급스런 분위기의 호텔수영장을 노리며 몸에 물 한방울 적시지 않고 선탠테이블을 차지한 채 여성수영객의 몸매감상과 잡담 등으로 소일한다.
회사원 최윤경씨（26．여）는 "수영장에서 물가엔 얼씬도 않고 선탠의자에 눌러 앉아 야릇한 눈길로 오가는 여자들을 훑어보는 헌팅족들을 생각하면 닭살이 돋는다"고 불평했다.
`난폭수영족'들도 일반 수영객들의 손가락질 대상이다.
이들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수영실력으로 사방팔방 물을 튀기며 돌진하는 유아독존 스타일로 다른 수영객들과 충돌사고를 빚을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영장들은 이에 따라 안전요원을 통해 정도가 심한 민폐족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으며, 일부 수영장은 아예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따로 관리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