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박동희트레이드에 몸살'
기사입력 1997년 06월 26일 14시 26분
"트레이드 하다 돌아버리겠네！"
박동희（29）를 삼성에 내주기로 결정한 롯데 고위관계자들의 넋두리다.
워낙 달라는 구단이 많았고, 카드를 맞추기도 어려워 진땀을 뺏기 때문.
롯데가 선수간 트레이드를 성공시킨 것은 93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3건의 현금트레이드는 있었지만 선수교환은 지난 93년 11월24일 쌍방울 김상재와 송태일을 바꾼 것 외에는 단 한건도 없었다.
지난 4월 8일 아마 현대전자의 문동환을 입단시키는 대신 전준호를 현대 유니콘스에 양도했지만 이도 문동환이 현대전자에 반환해야할 계약금을 면제받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선 선수간 트레이드는 아니었다.
롯데가 `보수적인 구단'이란 평가를 듣게 된 것도 8개구단중 유일하게 4년여간 진정한 트레이드가 없었던 탓.
박동희의 트레이드 결심을 굳히자 마자 구단 전화통엔 불이 날 지경이었다.
부상중이지만 묵직하고 빠른 공을 지녀 잘만 다듬으면 15승은 거뜬히 할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잠재력'을 높이 산 것.
삼성 LG 현대 쌍방울에 이어 작년 우승팀 해태까지도 몸이 달았다.
그러나 교환상대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그릇된 보도가 쉴새없이 나갔고, 구단은 전국각처에서 걸려오는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박동희도 이삿짐을 어느쪽을 향해 쌀지 몰라 안절부절 못했다.
"가서 잘해야지요. 정든게 얼마인데."
부상상태를 재빨리 파악하고 가장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온 삼성에 결국 박동희를 보내는 롯데사람들은 트레이드가 `딸아이 시집보내는 심정'이란 걸 비로소 실감하는 표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