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규 관전평]최향남 쾌투에 방망이도 '덩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23일 00시 53분
그러나 집중력과 제구력에서 앞선 LG 최향남이 투구 밸런스가 무너진 삼성 김상엽을 압도했다.
낮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치솟는 무더위 속에서 펼친 낮 경기였던 탓에 두 투수 똑같이 평소보다 시속 3∼4㎞나 속도가 떨어졌다.
그만큼 누가 초반을 잘 넘기느냐가 승패의 관건이었다.
최향남은 LG 에이스로 자리 잡은 것이 그저 행운이 아님을 보여줬다.
힘있는 몸쪽과 바깥쪽 직구를 주무기로 3회까지 단 1안타만 내줘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반면 김상엽은 오른팔이 다소 처진데다 충분하게 앞으로 끌고 나오지 못해 제구력이 흔들렸다.
결국 3⅓이닝 동안 4사구 6개와 4안타를 맞고 3실점해 패전투수로 전락했다.
5회까지 매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던 LG는 6회초 평소 추구하는 `빠른 야구'로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선두 1번 유지현이 중전안타로 나가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실책까지 유발해 무사 3루를 만들고 손쉽게 `도망가는 점수' 1점을 뽑았다.
또 계속된 1사 1루에서 이병규는 4번 심재학의 3루 파울플라이 때 1루에 리터치한 뒤 홈까지 쇄도하는 허슬플레이를 펼쳐 사실상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선발 최향남의 안정된 피칭이 타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결과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