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커닝도 첨단시대
기사입력 1997년 06월 18일 14시 11분
`커닝도 첨단 시대'.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는 대학가에 온갖 첨단 기기를 이용한 커닝 방법이 등장, 대학생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핸드폰을 이용한 `첩보 커닝'.
최근 무음진동이나 이어폰 기능을 첨가한 핸드폰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대학생들 사이에 급속히 보급됨에 따라 첨단 커닝 기기로 자주 애용되고 있다.
첩보 커닝은 먼저 시험장을 나간 친구가 외부에서 전화를 걸어 답을 가르쳐 주는 것인데 핸드폰을 무음진동으로 해 놓고 감독관 몰래 이어폰을 귀에 꽂고 들어야 하기 때문에 마치 첩보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커닝에 효과적인 또 다른 통신 기기는 최근 판매되기 시작한 문자 삐삐.
한 통화에 최대 40자까지 입력이 가능한 삐삐도 있어 단답은 물론, 웬만한 논술 문제의 답을 전달하는데도 전혀 지장이 없다.
공대생들에게 애용되는 커닝 기기는 계산기다.
과거 사칙연산만 가능했던 계산기와는 달리 요즘 제품들은 다량의 문서 저장과 공식 저장, 풀이과정 제시, 증명 등을 프로그램 입력을 통해 메모리할 수 있다.
공대의 경우 시험 시간에 계산기의 사용이 허용되고 있기 때문에 갈수록 이런 공대생은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이밖에 책상에 답을 적은 커닝을 방지하기 위해 자리를 옮기게 하는 감독관에 대비, 글씨를 쓸 수 있는 매직 테이프나 투명한 OHP 용지를 이용해 이동에도 구애받지 않고 커닝을 시도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고.
중앙대 식용학과의 신승식조교(28)는 "커닝 방법이 갈수록 대담하고 지능적이어서 좀처럼 적발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첨단 기기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는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