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감독] '대안이 안보이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6일 14시 17분
`너희들의 빈자리가 너무 커.'
축구국가대표팀의 차범근 감독은 요즘 3명의 선수가 자꾸 떠오른다. 황선홍（29．포항） 윤정환（24．유공） 홍명보（28．일본 벨마레 히라츠카）.
부상과 이적 등으로 모두 대표팀을 떠난 살림꾼들이다.
차감독이 이들을 떠올리고 있는 것은 98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을 코앞에 두고 열리고 있는 제2회 코리아컵대회를 통해 공－수－미드필드의 3축（軸）이 모두 미덥지 못하다는 느낌 때문이다.
비록 대표팀은 2게임서 6득점 1실점의 실리를 챙기며 연승을 거두었지만 이동 중에 만들어 낸 골은 1골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코너킥과 프리킥, 스로인 등 정지 상태에서 얻어낸 것.
그러나 이같은 플레이스킥에 의한 득점력과 `선제골 운（運）'으로는 한단계 수준이 높고 터프한 중동 국가들을 물리치고 본선 티켓을 따낸다는 보장이 없다.
결국 문제는 차범근 사단만의 `색깔'을 갖추는 것으로 집약되는데 그 중심축 3명이 빠졌으니 난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미드필드의 게임 리딩 능력은 대표팀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고 있다.
전형적인 플레이 메이커인 윤정환은 무릎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불가피하고 최종 수비와 플레이 메이커를 겸할 수 있는 홍명보는 일본으로 떠나 최종 예선이 임박해야 합류할 수 있다.
올초 일본에 건너갔다가 대표팀에 합류한 고정운（세레소 오사카）이 무너지고 있는 것을 보면, 최종 예선 때 홍명보가 과연 얼마만큼 기대를 충족시킬지도 의문이다.
독일서 수술을 받고 요양 중인 황선홍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박건하 최용수 등 스트라이커진도 중량감이 떨어지고 최종 수비수 김상훈은 역습 리드 능력은 제쳐 놓고 수비력도 아직 불안하다.
부족한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색깔'을 내야 하나.
120여일 남은 최종 예선 때까지 차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