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부산갈매기 격추는 햄잠수함에 맡겨라'
기사입력 1997년 06월 13일 14시 36분
`빛고을에 나타난 갈매기를 추락시켜라.'
주말 롯데와의 광주 3연전을 맞은 해태 `핵잠수함' 이강철（31）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이강철의 본래 선발 등판 예정일은 지난 11일.
하지만 롯데전에 특히 강한 이강철은 선발 로테이션을 뒤로 미뤄가며 등판 일정을 조정, 14일 선발 출격을 통보받았다.
이강철은 소문난 `롯데 킬러'.
올시즌 개막전 선발의 영광을 안은 것도 상대가 롯데였기 때문이다.
비록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5⅓이닝동안 무실점으로 호투, 팀의 개막전 승리를 도왔다.
지난달 25일 올시즌 4연승 행진과 함께 올시즌 첫 완투승의 희생양도 바로 롯데였다.
작년 롯데를 상대로 21⅓이닝을 던지며 1.27의 짜디짠 방어율로 2승을 거머쥔 것을 비롯해, 지난 95년부터 롯데전 6연승 행진을 벌이는 중이다.
이번 롯데전에서 이강철이 승리를 추가한다면 9년 연속 10승대 투수의 `절반의 성공'인 5승이다.
삼진도 12일 현재 49개나 잡아내며 9년 연속 100탈삼진을 예약한 상태.
"특별히 다른 것도 없는데 롯데만 만나면 힘이 솟는다. 아마 롯데에 장거리 타자가 부족해 부담이 없는 것 같다."
`야구 9단'의 기교파 피칭은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롯데를 제물로 핵잠수함 이강철이 벌이는 9년 연속 10승과 100탈삼진의 신기원을 향한 초고속 항해는 힘차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