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성 관전평]거인, 분위기 싸움서 밀렸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23일 00시 35분
이런 의미에서 롯데는 1차전에서 에이스 강상수를 투입하고도 패한 것이 2차전까지 여파가 미쳤다.
롯데는 고비마다 터져나온 3개의 실책이 큰 부담이 됐고 반대로 OB는 장원진의 호수비 하나가 승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7회 1사후 롯데 공필성의 2루타성 타구를 좌익수 장원진이 펜스플레이를 잘해 2루에서 아웃시킴으로써 롯데 타선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롯데의 문제는 역시 중심타선에 있었다.
타격상승세인 1번 김대익이 잘 때려도 3, 4, 5번에서 받쳐주지 못한다면 득점을 기대할 수가 없다.
적어도 중심타자는 상대 투수의 공배합을 읽어낼줄 알아야 한다.
중심타선이 이것저것 쫓아다니다가 무기력하게 무너진다면 팀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7회 2사 1루에서 대타로 나간 임수혁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김용희감독 입장에선 큰 것 한방으로 경기를 반전시키려는 대타 기용이었는데 임수혁은 볼카운트 0－3에서 한복판에 들어오는 직구를 그냥 흘려버리고 결국 삼진으로 물러났다.
감독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이 아쉬웠다.
한가지 주목할 것은 OB 김인식감독이 선발 김상진의 파트너로 베테랑 포수 김태형을 내보낸 점이다.
신인 포수가 나갈 경우 김상진이 볼배합 등 엉뚱한 것에 신경을 쓰게 되는데 노련한 김태형이 리드해줌으로써 던지는 것 한가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어쨌든 OB는 올시즌 첫 4연승에다 김상진이 완투로 투수로테이션의 숨통을 틔워 주말 대전 3연전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