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순] 대표팀 떠난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08일 14시 56분
7년간의 대표생활에 마침표를 찍으며 유종의 미를 다짐하는 무대는 바로 오는 10일 개막되는 제2회 부산 동아시아대회.
정은순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물러나 소속팀에서만 선수생활을 계속할 계획이다.
올해 들어 그녀의 농구인생은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지난 1월 막을 내린 96∼97농구대잔치에서 공－수를 이끌며 팀을 3년만에 다시 여자부 정상으로 견인했고 MVP（최우수선수）까지 뽑혔다.
당시 그녀는 "`아시아 최고의 센터'라는 칭찬보다 팀이 우승한게 훨씬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혔었다.
이어 정은순은 지난 5일 태국에서 폐막된 아시아선수권（ABC）대회에서 한국이 9년만에 패권을 차지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중국과의 예선서는 WNBA（미국여자프로농구）에 진출하는 세계적 센터 정하이샤를 꽁꽁 묶어 `만리장성'을 허물어트렸다.
숙적 일본과의 결승서도 32득점 10리바운드의 눈부신 활약을 펼쳤고 대회 MVP로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그러나 황금기 속에서도 정은순은 쉽게 지치는 질병인 갑상성기능항진증과 체력저하, 잦은 부상 때문에 대표팀 은퇴를 희망해 왔다.
동아시아대회에서 여자농구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4개국이 풀리그로 예선을 치른 뒤 그 순위에 따라 준결승과 결승을 펼쳐 금메달을 가리게 된다.
1회 상해대회에서 한국은 홈팀 중국의 벽에 막혀 은메달에 그친바 있다.
정은순은 지난 7일 ABC대회에서 귀국하자마자 휴식없이 바로 태릉에 입촌, 다시 훈련에 들어갔다.
특히 그녀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여자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어 어깨는 더욱 무거워 보인다.
정은순은 "대표팀 고별무대인 이번 대회에서 기필코 우승 헹가래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