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임원들도 과자실은 트럭타고 직접판매
기사입력 1997년 04월 11일 16시 33분
"요즘같이 어려운 때 임원이라고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 있을 수 있나요." 해태제과의 이사급 이상 임원들이 트럭을 타고 가게를 돌며 직접 과자판매에 나서 화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지난 9일을 비롯, 앞으로 매월 두번째 수요일을 `임원 현장근무의 날'로 정해 임원들을 판매현장으로 내보내고 있다는 것. 이날 임원들은 영업소로 출근, 트럭에 물건을 싣고 슈퍼마켓, 구멍가게 등을 돌며 제품을 직접 판매_진열하고 슈퍼마켓 점주들과 대화를 나누며 심지어 제품판매를 위해 가게청소까지 해주는 등 영업사원들과 똑같이 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점포 주인들에게는 자신이 임원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게 철칙. 이를 통해 임원들은 제품이 제대로 진열돼 있는지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등을 있는 그대로 점검해 향후 제품개발이나 마케팅전략에 이를 반영한다는 것. 해태제과 임원들이 현장근무를 하는 대가로 회사로부터 받는 일당은 단돈 1만원. 해태제과 연구소장 한은상이사（51）는 "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일하다보니 과거 입사초창기 발로 뛰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면서 "실무적으로도 도움이 되지만 그동안 무심했던 애사심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