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호] 방망이 매서워 졌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06일 17시 10분
롯데 톱타자 （28）가 발이 아닌 방망이로 팀을 놀라게 하고 있다. 4일 현재 시범경기에 10차례 출전, 타율 3할7푼9리（29타수 11안타）. 동봉철에 이어 쌍방울 김 실과 타격 공동 2위. 지난달 25일 이후부터는 8경기 연속안타 행진중이다. "정말 대단하죠?" 도 자신의 타격성적이 영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그가 시범경기서 3할타율을 기록하기는 91년 입단 이후 처음이다. 전지훈련때까지만 해도 타격감각은 신통치 않았다. 시범경기 동안 적극적인 스윙을 하다보니 집중력이 살아났다는 것. 타격페이스가 90％까지 올라왔다고 보는 그는 이젠 기습번트 훈련에 치중할 생각이다. 발빠른 왼손 톱타자로 출루율과 타율을 높이는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지난 92년의 3할타율도 20여개의 기습번트가 큰 보탬이 됐다고. 는 각기 다른 3가지의 기습번트 요령이 있다. 3루선상을 향해 번트를 대고 번개처럼 스타트를 끊는 드래그번트와 1루선상과 2루쪽으로 미는 2종류의 푸시번트가 그것. 는 손잡이 부분이 둥글고 두툼해 선수들 사이에서 일명 `양파배트'로 불리는 방망이를 주문해 쓰는데 번트와 단타위주의 타격을 하기 위해서다. 대구숙소인 수성관광호텔의 주차장에서 야간 스윙훈련을 하던 지난 5일 그의 주위엔 등 롯데의 내로라하는 타자들이 모여들었다. "나도 한 수 배우자." 동료들의 성화에 는 "정규시즌서 잘쳐야지 뭐"하며 멋쩍어 했지만 싱글벙글 웃으며 휘두르는 방망이에선 "붕붕"소리가 더 요란하게 나오는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