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재] 주전 호시탐탐
기사입력 1997년 03월 09일 15시 17분
"정신 바짝 차리니 호랑이 굴에서도 살만 하네요."
해태 `이적 호랑이' （30）가 주전 확보를 자신한다.
지난 8일 홍백전 5차전에 홍팀 3번으로 나가 5타수 2안타 1타점.
3회초에는 120m짜리 우월 1점홈런을 뽑아내 올시즌 처음으로 실전피칭을 시작한 의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었다.
홍백전 5경기 성적은 16타수 6안타（0.375）에 2홈런.
작년 삼성에서 옮긴 김태룡과 함께 홈런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감독도 좌타자인 를 주전자리에 끼워놓기 위해 고심중이다.
1, 2차전에서는 대타로 간간이 출전시켰지만 타격이 살아나자 주전 우익수→1루수→지명타자 등으로 골고루 기용하기에 이른 것.
그 바람에 1루수 이건열 우익수 지명타자 박재용 등 `박힌 돌'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작년 11월 에서 트레이드된 는 처음부터 시련이 많았다.
팀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 열살 차이의 후배들과 가을 마무리훈련에 참가했고 연봉협상때는 100만원 인상（4천100만원）에 그치는 등 이적의 설움을 뼈저리게 느꼈다.
거기에 외야에는
조 현 김창희 장석희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지명타자로 돌아서자니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박재용이, 1루에는 이건열과 장성호가 버티고 있었다.
1월부터 시작한 팀훈련에서는 마음을 고쳐 먹었다.
달변으로 알려진 지만 허튼 소리 한마디 없이 앞만 보고 뛰었다.
"프로 8년동안 이렇게 훈련을 많이 한 적은 처음이다. 왜 해태가 8번씩이나 우승했는지 이제야 알겠다."
아직 긴장이 풀리지 않은 목소리이지만 `주전'이라는 단어에는 힘이 넘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