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클리닉] 무모증 여성=불감증은 근거없는 애기
기사입력 1997년 03월 09일 15시 15분
한국 남성의 음모는 다이아몬드를 이루고 있는 미국 남성에 비해 수평이다. 거의 치골 위에서 수평을 이루듯 얌전히 끝나 있는 한국 남성에 비해, 미국 남성은 치골을 넘어서 배꼽을 향해 뾰족하게 음모가 나 있고, 더러 배꼽 아래 하복부 전체가 음모로 엉클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 음모에 대한 개념은 민족에 따라 다르다. 고대 인도에서는 남성도 다양한 스타일로 음모를 가꾸었는가 하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음모를 완전히 없애려고 한 적도 있다. 음모에 대한 대접이 이렇게 달랐던 것은 성감 때문이다. 시대에 따라서 음모가 있는 것이 아름답다고 여기기도 하고, 음모가 없는 것이 더 아름답고 관능적이라고 믿는 민족과 시대도 있었다. 머리카락은 인체의 상부에 나며 음모는 인체의 하부에 난다. 음양으로 보자면 인체의 상부는 양이고, 하부는 음이라고 할 수 있다. 양은 양을 밀어내고 음과 붙으려 하며, 반대로 음은 음을 밀어내고 양과 붙으려 하는 게 음양의 이치다. 머리카락은 양성이므로 남성 호르몬인 양성 안드로겐을 밀어내고 여성 호르몬인 음성 에스트로겐과 결합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남성 호르몬은 머리카락에 대해 억제작용을 하고 여성 호르몬은 머리카락에 촉진작용을 한다. 남성 호르몬이 지나치게 풍부하면 머리카락의 성장이 억제되며 대머리가 될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같은 이치로 음모를 생각할 수 있다. 음모는 인체의 하부에 있고 음성이어서 여성 호르몬을 밀어내고 남성 호르몬과 결합하려 한다. 따라서 남자는 음모가 없는 경우가 거의 없으나 여성은 음모가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무모증인 여성은 불감증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다. 옛날 중국에는 무모증 여성을 위한 가발전문제조업자들도 있었는데 튼튼한 천에 사람의 털을 하나하나 심어 제조하는데 20여일이 걸렸다고 한다. 어쨋든 음모가 너무 적거나 지나치게 무성한 것은 둘 다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여성이 그렇듯이 치골부터 역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음모가 가장 아름답다. 그렇지만 음모의 형태가 이렇다 할지라도 듬성듬성 빠진 부분이 있거나 색이 뚜렷하지 못하고 초췌한 경우, 새치가 희끗희끗 보이는 경우는 건강한 음모로 볼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