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만만디-1이닝 구원 순발력 특훈
기사입력 1997년 02월 28일 16시 09분
특별한 변신에는 역시 `특별준비'가 필요하다. LG （26）의 겨울훈련이 별나다. 동료들은 모두 하프피칭을 마무리했지만 은 지난달 20일에야 슬슬 몸풀기에 들어갔다. 아직 먼거리 피칭 수준이다. 힘을 쏟아 던지는 일은 젖혀둔채 공을 만지작거리며 서서히 피칭감을 높이고 있다. 15일 이전에는 본격 피칭의 계획이 없다. 당초 12, 13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서 1이닝 정도 던질 예정이었으나 이나마도 뒤로 밀렸다. 귀국（20일） 직전의 홍백전과 프리배팅때 한두차례 마운드에 올라 타자를 상대해볼 참이다. 숨가쁘게 달리는 올해 LG의 훈련템포 속에서 유독 만 `베짱이'를 닮았다. 투구패턴부터 마음가짐까지 속속들이 마무리 체질로 변신하기 위해 선택한 `이유있는 게으름'이다. 벤치는 올해 그의 투구수를 게임당 25개 수준에 맞출 계획. "가장 많을때도 50개를 넘기지 않는다"고 약속하는 유종겸투수코치는 을 메이저리그형 1이닝 릴리프로 키울 복안이다. 줄기차게 많은 공을 뿌려댈 일은 없다. 순간적으로 피치를 올려 짧게 던지고, 빠르게 식히고. 20∼30개의 투구수라면 간간이 연투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체력훈련은 지구력보다는 순발력이 초점. 피칭의 진도는 여유만만인 이지만 체력훈련 만큼은 `독종'처럼 달려들어 벌써 베스트에 거의 근접한 몸을 만들었다. 준척급 투수들이 북적대는 쌍둥이 마운드는 그 어느해보다 허리가 튼실할 전망이다. 으로선 혹사의 위험을 한짐 덜은 셈. 국내 최고 좌완의 시속 147㎞ 환상투는 아직 꼭꼭 숨었다. 시즌 개막에 때맞춰 화려하게 등장한다는 시나리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