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미국선수 컨디션따라 희비 엇갈려
기사입력 1997년 02월 21일 15시 22분
`승리는 용병체력에 달렸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84경기 가운데 20일 현재 모두 31 경기를 소화하면서 베일에 가려있던 용병들의 체력이 본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팀 사령탑들의 얼굴에 `근심'의 빛이 서리고 있다.
초반 팀득점의 절반이상을 담당하며 교체멤버없이 연일 풀가동되는 용병들 가운데 일부가 극심한 체력저하현상을 보이면서 팀에 먹구름을 드리우기 시작한 것.
20일 벌어진 동양_나산전은 이같은 용병들의 체력을 둘러싼 팀들의 상황을 설명해주기에 충분했다.
10여 차례의 동점과 역전을 주고받으며 접전을 펼치던 이날 경기에서 동양의 `만능용병' 토니 매디슨은 시간이 흐를수록 `파워에너지'를 자랑3하며 3쿼터에서만 11점을 뽑아내 팀 승리를 견인했다.
반면 나산 용병 에릭 이버츠와 에릭 탤리는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3쿼터에서 갑자기 발놀림이 둔화되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맥빠진 플레이를 펼쳤던 것.
나산의 황유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경기가 거듭될수록 이버츠와 탤리의 체력이 후반에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나산의 이같은 어려움은 현대 삼성 등 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팀들에는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는 라펠 맥길버리와 토드 버나드에게 4쿼터 동안 총력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들이 뒷심부족을 보이며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 삼성의 빈스 킹과 케빈 비어드 역시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자신들의 어깨에 걸린 무거운 짐으로 비틀거리고 있다.
이들 팀은 강철같은 체력을 앞세운 채 기복없이 코트를 누비고 있는 나산의 칼레이 해리스와 SBS 제럴드 워커 등 `코트의 슈퍼맨'을 그저 부러워할 뿐이다.
용병들의 체력싸움은 앞으로 정규리그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의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