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손하] 뮤지컬 '겨울 나그네' 여주인공 열연
기사입력 1997년 02월 17일 15시 03분
요즘 스무살 왔다갔다하는 젊은 여배우들에게 "외국 남자배우중 누구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다.
수년전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뇌성마비 연기를 완벽히 해냈지만, 얼마전 개봉됐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백팔십도의 멋진 `신세대 로미오'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청춘로맨스의 고전 `겨울나그네'의 여주인공 `다혜'는 누구에게 대입시키면 좋을까. 과거 히트영화에서는 이 비련을 보여줬지만 극단 `에이콤'에서 `신세대 다혜'를 꼽은 건 윤손하(21)다.
14일부터 3월 9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겨울나그네'.
아직 큰 드라마의 주연을 한 것도 아닌 신인에게 연극의 히로인을, 그것도 어려운 장르인 뮤지컬의 여주인공을 맡긴 것은 윤호진대표(`에이콤')의 정확한 판단에서다.
바로 `흙속에 묻힌 옥'이라는 것. `이전 다혜'는 비련만 있으면 됐지만, `지금 다혜'는 섹시함에 당돌함이 더해야 한다는 이유다.
윤손하도 처음 하는 이 뮤지컬에 쏟는 열정이 보통이 아니다. 데뷔 3년의 16기로 아직 걸음마단계의 연기자인 자신이 뮤지컬 여주인공으로 선택받은 것이 황홀했고
때문에 드라마 `은하수'가 끝난 이후인 지난 11월부터 일체의 다른 연예활동은 하지 않았다.
"하나도 하기 벅찬데, 다른 일을 어떻게 해요. 뮤지컬은 처음이기도 하고, 연습하는데 모두들 대선배님들이라 조심스러워요."
그녀의 당참은 히로인 `다혜'역의 더블을 거부한 사실. 보통의 경우 하루 2회 공연이 버겁고, 더군다나 본직인 TV활동에 한다리를 걸기 위한 스케줄을 남기지만, 윤손하는 이를 완곡히 사양했다.
`겨울나그네'에서 윤손하는 서창우(민우) 김민수(현태) 김진아(은영) 임희숙(민우 이모)등과 공연한다.
"모두들 끼가 자르르 흐르는 분들이고,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들이라 노래도 잘 해요."
때문에 지난 11월부터 석달 넘게 연습하는동안 중점은 노래에 두었다고. 모두 14곡을 부르는중 지금은 목이 쉰 것이 굳어져 `허스키'가 됐지만, 고음을 뽑을때는 이것이 매력이 돼 전화위복이 됐다.
원래는 춤도 추고 싶었는데, `조용한 다혜'의 캐릭터상 이 부분이 없어 아쉬웠다고. 최근 윤손하의 노래를 듣고 아직은 밝힐 수 없는 유명가수가 듀엣곡 출반을 제의했다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