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대우 누비라, 중형차 따로 없네
기사입력 1997년 02월 04일 16시 00분
대우자동차가 과 결별한 뒤 `라노스'에 이어 2번째로 내놓은
야심작 `누비라'의 시승은 밀브룩 자동차시험장에서 펼쳐졌다.
에서 서북쪽으로 150㎞ 떨어진 곳에 있는 밀브룩시험장은
시속 300㎞까지 고속주행할 수 있는 3.2㎞ 원형트랙을 비롯해 30여가지의
시험시설을 갖추고 있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성능 시험장.
시승용 차량은 배기량 1.5, 1.8ℓ의 수동－자동변속기 차량 각각 1대씩 4대.
대우마크의 라디에이터그릴 양쪽으로 펼쳐진 슬림형 헤드라이트가 신사의
품위를 더해주는 가운데 화살 같은 사이드주름을 타고 눈길을 옮기니 `L'자형
리어램프와 530ℓ의 대용량 트렁크가 `엉덩이가 큰 여인'을 연상시켰다.
운전석에 오르니 오디오와 에어컨 스위치 등으로 이뤄진 라운드형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한눈에 들어왔다.
패널의 각도가 7.6도로 아반떼(2도)나 세피아(1.6도)에 비해 훨씬 컸으며
오디오 스위치를 에어컨 버튼 상단에 두어 운전편의성을 높였다.
헤드라이트 스위치도 기존의 대우차와는 달리 대쉬보드가 아닌 핸들 옆에 붙인
것도 특징.
컵홀더와 동전함 등 다양한 수납공간이 인상적이었으며 동급 최대의
실내공간도 중형차를 탄 듯한 분위기에 젖게 했다.
시동을 켜자 엔진음이 기존의 에스페로보다 한결 부드러웠다. 여기에는
4중구조의 대쉬 패널과 동급 유일의 발포성 PVC코팅처리가 한몫 했다.
6스피커, 11밴드 이퀄라이저, CD체인저를 갖춘 동급 최상의 오디오시스템을
통한 음질도 일품이었다.
시가지 주행로에 들어서자 `누비라'는 `S'자코스와 언덕 등을 탄력있게 주행,
4륜독립현가장치의 위력을 발휘하며 영국신사의 기품을 보였다.
동급 최대의 접지면적의 확보로 코너링 때 핸들복원력이 뛰어났으며 핸들감각이
묵직한 나머지 조금은 무겁게 느껴지는 게 흠이었다.
4륜독립현가장치의 채택으로 노면충격 흡수력이 뛰어난데다 코너를 돈
뒤의 복원력이 뛰어나 정숙한 주행을 할 수 있었다.
고속주행로에 들어서자 `누비라'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내달렸다.
속도계기판이 준중형의 자동변속기차치고는 빠른 180㎞까지 가리켰으나
핸들떨림이 적어 속도에 대한 공포감이 적었다.
마침 비가 내려 백미러에 이슬이 맺혔지만 열선이 내장돼 있어 스위치를 켜니
어느새 깔끔해져 중형차에서나 있을 듯 싶은 편리함이 와닿았다.
시속 100㎞주행 중 급제동을 해보니 제동거리가 49m에 불과할 만큼 수준급이었으며
핸들 조종성 역시 탁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