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타일기] 김소연 (12)
기사입력 1997년 01월 29일 16시 18분
나는 인복이 있는 편이다. 앞서 얘기했던 , 오빠도 그렇지만 이후 같이 드라마를 했던 오빠들 모두 내가 평소 좋아했던 배우다. TV `가슴을 열어라'에서 유태웅 오빠는 `아이싱'에 나올 때 부터 눈여겨봤던 연기자다. `참 호감가는 선배구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가슴을 열어라'에서 연인으로 출연을 하게 된 것이다. 오빠와 나는 `척'하면 `착'할 정도로 찰떡호흡을 자랑한다. 유태웅 오빠가 워낙 편한 성격이어서 같이 일하는데 전혀 부담이 없었다. 또 TV `일곱개의 숟가락'에서 내가 일편단심 쫓아다닌 홍경인 오빠. 홍경인 오빠는 내가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같이 작업을 하고 싶은 배우 1순위였다. 같이 촬영을 해보니 역시나. 오빠의 연기에 대한 열정은 신인인 내가 보기에도 놀라운 것이었다. 홍경인 오빠는 평소엔 장난도 잘 치다가(오빠는 짓궂은 장난을 하는데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 카메라만 돌아가면 눈빛이 달라진다. 오빠가 분위기를 잘 잡아주었기 때문에 `일곱개의 숟가락'에서 눈물 연기를 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나는 원래 우는 연기를 할 때 절대로 `안약을 안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데뷔 초엔 우는 연기를 하려면 `우리 엄마가 죽으면 어떡하나' 등등 슬픈 생각을 하면서 울려고 노력했으나, 지금은 감정만 몰입이 되면 금방 울음이 나온다. 그래서 유독 우는 장면이 많았던 `일곱개의 숟가락'에서 단 한번도 안약을 안 쓰고 연기를 해냈을때 기분이 참 좋았다. 내가 드디어 연기를 흉내내는게 아니라, 감정몰입이 되는구나 싶어서. 사실 연기가 일정 수준에 오르면 우는 연기보다 웃는 연기가 힘들다. 나도 웃는 장면이나 `밥 먹었니' 등의 일상 대사를 주고 받는 장면이 연기하기에 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