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불황속 황폐해진 인간들 삶
기사입력 1997년 01월 23일 16시 13분
종합공연기획 제작사인 (주)P.M.C는 2월6일부터 3월2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을 무대에 올린다.
극단 환퍼포먼스가 기획하고 젊은 연출가로 독특한 연출력을 발휘하고 있는 황동근이 무대형상화한다.
이 무대는 극의 해설자이자 출연배우이기도 한 톰이 자기가 사는 아파트를 탈출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과거 남부의 생활에 항상 집착하는 어머니 아만다, 유리동물 속의 환상세계에 빠져 사는 누이동생인 로라, 따분한 구두창고에서의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구두상자에다 시를 쓰며 자기가 원하는
모험을 찾아 밤낮 영화관을 드나드는 아들 톰이 등장한다.
정상인의 눈으로 보면 지극히 병적이랄 수 있는 이들 세식구가 불경기인 1930년대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냉혹한 삶의 현실을 이기지 못하고 침몰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P.M.C의 무대는 이들 가정이 붕괴되는 과정을 볼록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듯이 밀도감있게 그려지며 무대(이태섭)와 조명(구윤영)은 섬세하면서도 몽환적인 이미지로 극을 뒷받침한다.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도 눈길을 끈다.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윤여정이 `위기의 여자' 이후 7년만에 연극무대에 서 관심거리. 그는 극중에서 우스꽝스럽고 사랑스럽고
동정이 가는 중년부인 아만다를 그려낸다.
다재다능한 만능 탤런트 은 지난 80년대 극단 뿌리의 무대에 두번이나 출연, 톰 윙필드역을 맡았는데 이번에도 같은 배역으로 등장, 삶과 사랑 그리고 세상에 대해 고민하는 인물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대학로의 터프가이로 힘과 깊이가 있는 배우 이찬우가 짐 오코너를 맡으며 지독한 연습벌레로 악바리인 김호정이 로라 윙필드로 등장, 호흡을 맞춘다.
또 이름난 뮤지션인 남궁연이 음악을 맡아 극 전체를 의 선율속으로 몰아간다.
연출가 황동근은 이 무대에 대해 "풍부한 상징과 음향효과가 두드러진 작품"이라면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극의 분위기 속에 내재된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죄의식"을 그려낼 작정이라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화∼목 오후 7시30분. 금 토 오후 4시30분, 7시30분. 일 오후 4시30분. 739-8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