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리틀미스 아메리카 누가 죽였을까?
기사입력 1997년 01월 19일 17시 17분
리틀 미스 아메리카에 뽑힌 미모의 소녀가 무참히 살해된 사건에 대한 의혹이 전 미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최근 `피플'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6일, 집으로 돌아온 존과 패트리샤 램지 부부는 집 지하실에 6세의 딸 잔비네이가 입이 테이프로 봉해지고 철사로 목이 졸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범행 현장에는 `몸값 11만8천달러（약 9천4백만원）를 내놓으라'는 문구가 쓰인 쪽지도 떨어져 있었다. 이날 이들의 집에는 부모와 잔비네이, 그리고 9세된 오빠 버크뿐이었다. 잔비네이는 리틀 미스 크리스마스로 뽑힌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깜찍한 소녀. 그러나 사건 주변에는 미국 매스컴을 들쑤셔 놓을만한 의혹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범인이 유괴범이라면 잔비네이를 집에서 살해, 시체를 버리고 달아난 것도 이해가 가지 않을 뿐더러 요구액이 쓰인 협박장을 시체 옆에 남겨놓을 이유도 없다는 것. 잔비네이의 측근, 어쩌면 가족이 사건에 연루됐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전에 존과 패트리샤 부부는 형사전문 변호사를 임용하는가 하면 지난 8일에는 사건 수사관과의 공식 면담을 거절해 구설수에 올랐다. 대신 이들은 TV에 출연, 가족들을 의심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다는 내용의 주장을 폈다. 그러나 경찰은 "（이 사건에서） 나돌아다니고 있는 미친 살인자는 없다"는 말로 가족들에게 혐의가 있음을 밝혔다. 경찰은 잔비네이는 부검 결과 목이 졸리기 전 두개골이 깨졌음을 밝혀냈고 협박장에 쓰이는 메모지의 원본을 집안에서 찾아냈다. 또 시체 발견 3일전, 누군가 램지 저택에서 911（긴급 구조 요청） 전화를 걸었다가 말없이 끊은 사실도 드러났다. 램지가의 주변 인물들은 이런 의혹이 얼토당토 않다는 주장. 사건 전까지 이들의 가정은 남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컴퓨터 사업가 존 램지는 마틴사의 불더 지사장을 맡은 뒤 매출액을 91년의 1억5천만달러에서 지난해 10억달러로 늘렸다. 아내 패트리샤는 지난 77년 미스 웨스트 버지니아에 뽑힌 미녀. 그녀의 딸답게 잔비네이도 95년 리틀 미스 에 이어 지난해에는 `아메리카스 로열 미스'에 선정됐다. 패트리샤는 방송에 출연, "분명 살인자가 돌아다니고 있다"며 부모들에게 "제발 아이들을 조심하라"고 울먹이며 호소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