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양] 자존심 살려줘
기사입력 1997년 01월 14일 14시 26분
`5억 몸값의 원조' 삼성 최창양（24）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2가지 과제와 씨름 중이다. 첫번째는 황금팔에 걸맞은 연봉 유지. 지난 11일 경산볼파크에서 구단과 2번째 면담을 가진 최창양은 작년보다 20％ 오른 4천8백만원을 제시받았다. 95년 필라델피아 마이너리그 싱글A팀에서 계약금 5억원, 연봉 4천만원의 역대신인 최고액을 받고 역수입된 최창양의 지난 시즌 성적은 6승10패 방어율 3.86. 신인치곤 과히 나쁜 성적이 아니지만 억대 몸값엔 미흡했다는 게 구단의 평가다. 연봉협상 실무자인 임영목 팀장은 "큰 부상없이 24경기를 거의 선발로 소화한 점이 최대 인상요인"이라며 "팀성적과 다른 선수와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가장 적절한 액수"라고 밝혔다. 구단제시액만으로도 최창양은 팀내 2년차 최고연봉을 기록하게 된다. 작년 신인 최다승（9승）을 올린 와 지난해 막판부터 급성장세를 보인 가 이미 4천만원에 재계약을 끝낸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창양은 "계약금의 자존심에 맞는 연봉을 채워 줄 것"을 요구하며 최소 5천만원대는 돼야 도장을 찍겠다는 각오다. 두번째는 거액 몸값에 걸맞지 않게 지난시즌 내내 붙어다닌 `새가슴'이란 불명예스런 딱지를 털어내 버리는 것. 득점권내에 주자를 허용, 위기에 몰렸을때 페이스가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었다. 최창양은 "위기에서 4구를 많이 허용한 건 사실이지만 담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몸을 비트는 투구폼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작년 12월 호주전지훈련에서 군살을 덜어내고 깔끔한 투구폼으로 새단장을 한 최창양은 이제 실전에서 `무쇠담력'을 입증할 일만 남았다고 벼르고 있다.